박광영 시인이 가슴 뛰는 일을 찾아 떠난 43일간의 산티아고 순례길 여정을 담은 여행 에세이 『산티아고, 햇빛과 바람과 환대의 길을 가다』(문학들 刊)를 출간했다.

광주 출신으로 20대부터 순천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한 박광영 시인은 30여 년간의 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정년 6년을 앞두고 명예퇴직을 선택했다. 

『산티아고, 햇빛과 바람과 환대의 길을 가다』 표지사진과 박광영 시인
『산티아고, 햇빛과 바람과 환대의 길을 가다』 표지사진과 박광영 시인

이유는 단 하나, 가슴 뛰는 일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배낭 하나만 짊어지고 산티아고 순례길로 향했고, 900km의 길을 걸으며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여정을 기록했다.

산티아고 순례길, 그 길 위에서 다시 찾은 꿈

산티아고 순례길은 기독교 성지로서 성 야고보 사도의 길로도 불린다. 유럽 각지에서 출발하여 스페인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까지 이어지는 이 길은 많은 순례자들이 신앙과 자기 성찰을 위해 찾는 곳이다.

박 시인은 이 길을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자신의 잃어버린 꿈을 되찾기 위한 여정으로 삼았다. 그는 프랑스 생장 피에드포에서 출발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를 지나, 유럽의 땅끝이라 불리는 피스테라와 무시아까지 걸었다.

책에는 순례길에서 만난 다양한 풍경과 사람들, 그리고 길 위에서의 깨달음이 감각적인 문장과 직접 찍은 사진들과 함께 담겨 있다.

단순한 여행 정보서가 아니라, 한 사람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전하는 작품이다.

길 위에서 만난 순간들, 그리고 깨달음

박 시인은 길 위에서 만난 여행자들과의 대화, 작은 마을의 알베르게(순례자 숙소)에서의 환대, 그리고 스페인의 자연과 역사 속에서 느낀 감정을 솔직하게 풀어냈다.

그중에서도 사모스 수도원 가는 길에서의 장면은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여울이 흐르는 옆으로 나뭇가지마다 연초록빛 버들강아지가 물오른 기운을 자아내고 있다. 봄을 폐 깊숙이 들이마시고 다시 내뱉는다. 수도원 담장을 따라 걸으며, 세월의 이끼가 덮인 돌계단에 앉아 지난 시간을 떠올린다."

또한, 책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무시아의 돌십자가 부분에서는 '순례자가 지향하는 땅끝'이라는 의미를 깊이 탐색한다.

물리적인 땅끝이 아닌,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새롭게 태어나는 또 다른 여정을 이야기하며, 독자들에게 삶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문학계의 평가와 추천사

허형만 시인(전 한국가톨릭문인협회 이사장)은 추천사에서 "900km 43일간의 순례길이 신비와 경이로움, 감탄과 환희로 가득 차 있음을 이 책은 보여준다"고 평했다.

전성태 소설가(순천대 교수) 역시 "자유인으로서 자신을 온전히 감각하며 온 한 사람의 여정이 벅차게 그려져 있다. 이 여행기는 누구든 자기 생을 밀어 동참하게 하는 문학적 인력이 강하다"고 말했다.

박광영 시인, 그리고 그의 문학적 여정

박광영 시인은 2014년 '시와정신'으로 등단한 이후, 시집 『그리운 만큼의 거리』, 『발자국 사이로 빠져나가는 시간』, 수필집 『제대로 가고 있는 거야』 등을 출간했다.

2020년 말 명예퇴직 후에는 문학과 귀농에 관심을 가지며 창작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여행 에세이를 통해 그는 '길 위에서 깨달은 것들'을 독자들과 나누며, 새로운 삶을 꿈꾸는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산티아고, 햇빛과 바람과 환대의 길을 가다』는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다. 자기 자신을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철학적이고 문학적인 기록이다.

박광영 시인이 길 위에서 찾은 깨달음이, 또 다른 독자들의 가슴을 뛰게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양준석 기자 kailas2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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