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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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 전 TV는 '바보상자'로 불렸고, 휴대폰이 사람들의 주의력을 떨어 뜨렸다는 말도 나왔습니다. 콘텐츠 소화 방식이 텍스트에서 영상으로 대체되며, 문해력이 형편없어졌다는 말도 단골로 등장합니다. 이처럼 새로운 기술로 인해 기계 의존도가 높아지고, 결과적으로 인간의 지능이나 판단력을 떨어뜨린다는 이야기는 끊이지 않습니다.

이를 입증한 실험 결과도 많습니다. 지능에 관한 실험 중 잘 알려진 것은 '플린 효과(Flynn effect)'입니다. IQ 연구로 유명한 미국 학자 제임스 플린의 이름을 딴 이론은 유전적 요인보다 환경적 요인이 지능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을 바탕으로 합니다.

이에 따르면 1932년 이후 미국인의 평균 IQ는 10년마다 3.0~5.0 포인트씩 올라갔습니다. 문명의 발달로 갈수록 지능이 높아졌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영국에서는 1980년부터 2008년 사이에 14세 아동의 평균 IQ가 2포인트 이상 떨어졌습니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의 국제학생평가프로그램(PISA)가 2023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많은 국가에서 수학과 독해, 과학 점수가 전례 없이 떨어졌으며, 젊은 세대의 주의력 지속 시간이 짧아지고 비판적 사고력이 약화됐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렇다면 인공지능(AI)은 어떨까요. AI는 기존 디지털 기술보다 더 강력합니다. 인터넷을 일일이 찾아다니지 않아도 정보를 정리해 주고 심지어는 인간과 같은 말투로 인생에 대한 조언을 해줄 수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요소 하나가 지능에 미치는 영향을 따지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PISA 역시 학교에서 학습 활동을 위해 하루에 최대 1시간까지 디지털 기기를 사용한 학생들은 전혀 사용하지 않은 학생들보다 수학 점수가 평균 14점 더 높았다고 밝혔습니다.

엘리자베스 드워락 시카고 노스웨스턴대학교 파인버그 의대 교수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모두가 AI를 지목하고 싶어 하지만, 그런 비난은 피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지능은 그보다 훨씬 더 복잡하며, 교육이나 환경 오염, 팬데믹, 기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지적하는 AI의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비판적 사고'의 감소와 '창의력'의 한계입니다.

마이클 게를리히 스위스 경영대학원 교수는 영국인 666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AI 사용 빈도와 비판적 사고 능력 저하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AI 도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젊은 참가자들은 노년층보다 비판적 사고 능력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카네기 멜론대학교 연구진이 생성 AI를 일주일에 한번 이상 사용하는 319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AI는 업무 효율성을 향상시켰지만 비판적 사고를 저해하고 기술에 대한 장기적인 과도한 의존을 조장했습니다. 연구진은 이로 인해 AI의 지원 없이는 문제 해결 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다른 연구진도 기억 관련 작업에 AI 시스템을 사용하면 개인의 기억력이 저하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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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적 사고 저하는 AI 알고리즘이 사람들의 입맛에 맞춰 무엇을 볼지 추천해 주는 소셜 미디어 등으로 인해 악화된다고 합니다. 특히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아야 하는 플랫폼의 특성상, 쉽게 소화되지만 비판적 사고가 필요 없는 짧은 메시지가 홍수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소셜 미디어에 더 많이 노출되는 젊은 세대의 비판력이 떨어진다는 분석도 등장했습니다. 인지적 노력을 통해 지식을 습득하는 대신 정보를 일방적으로 제공받으면, 내용의 의미와 영향, 그리고 정확성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능력이 무시되기 일쑤라는 것입니다.

게를리히 교수는 이에 대해 "AI를 비판하는 것은 쉽지 않다. 비판적 사고를 기계에 떠넘기지 않는 것은 매우 어렵다"라고 말했습니다.

비판적 사고 없이는 AI가 생성한 콘텐츠를 현명하게 소비하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AI는 항상 정확한 답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는 "극단적으로 어떤 기업이 특정 사상이나 의견을 강조하도록 AI를 훈련하고, 이를 아무 생각 없이 받아들인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상상해 보라"라고 덧붙였습니다.

아직 AI는 인간이 만든 데이터를 넘어설 수 없다는 점도 지적됐습니다. 물론, AI와 협업하면 아이디어에 도움이 된다는 체험담도 많습니다. 이는 사람들과 대화하다 아이디어를 얻는 것과 비슷한 것으로, 특히 챗봇 사용이 많은 젊은 층에서 두드러진다는 내용입니다. 반대로, AI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없으며 모든 것을 AI에 맡기면 인간 창의성은 바닥을 드러낼 것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처럼 AI가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고 아직 초기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공통적인 메시지는 뚜렷합니다.

지능 연구로 유명한 로버트 스턴버그 코넬대학교 교수는 "생성 AI 시대에 가장 큰 우려는 인간의 창의성이나 지능을 손상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미 손상됐다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미 기계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그는 AI가 우리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묻는 대신, AI가 우리에게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자문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게를리히 교수도 "비판적 사고와 직관, 즉 컴퓨터가 아직 할 수 없는 일들을 통해 인간이 다시 인간답게 행동하도록 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합니다. 

다른 전문가들도 비슷한 의견입니다. AI가 많은 지식을 제공할수록, 인간은 이에 의존하기보다 이를 판단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비판적 사고와 창의력이라는 단어가 계속 강조됩니다.

게를리히 교수는 "AI는 항상 우리 곁에 있을 것"이라며 "올바른 방법으로 AI와 상호작용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인지 능력은 쓸모없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AI를 잘 쓰는 법, 이 문제는 한두번으로 끝날 이야기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이어 23일 주요 뉴스입니다.

(사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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