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프로젝트와 지역재생 기대효과, 그리고 현실적 점검과 AI 접목 제안까지
전라남도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전남형 RISE(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다.
도내 17개 대학이 주체로 참여하며, 교육·산업·정주 문제를 아우르는 다섯 가지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지역 회생의 해법을 모색한다.
하지만 큰 기대만큼 냉정한 점검도 필요하다. 과연 전남형 RISE는 지속가능한 구조를 만들 수 있을까? 그리고 이 시스템에 AI 기술은 어떤 방식으로 접목될 수 있을까?
5대 핵심 프로젝트, 전남형 RISE의 뼈대
이번 전남형 RISE 사업은 단순히 교육과정 개편이나 청년 일자리 창출에 그치지 않는다. 지역대학을 매개로 지역 산업, 평생교육, 창업, 정주까지 연결하는 시스템적 전환을 지향한다.
그 출발점은 아래의 다섯 가지 핵심 프로젝트다.
▲글로벌 지역특화 인재양성 - 각 대학의 특화 분야(예: 해양, 농생명, 바이오 등)에 맞는 교육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지역 인재를 육성한다. 이는 지역산업에 필요한 고급 인력을 직접 길러내겠다는 의도이며, 인재의 수도권 유출을 막는 전략이기도 하다.
▲지역 산업혁신 챌린지 - 지역 내 기업, 연구기관, 대학이 함께 산업 기술을 개발하고 인재를 연계 양성하는 협력모델이다.
전남의 이차전지, 해상풍력, 탄소소재 등 핵심 산업군이 주요 대상이다. 교육과 기술개발이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경제효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려는 시도다.
▲전문직업평생교육 허브센터 - 성인과 재직자, 경력단절자 등을 대상으로 한 직업교육과 평생학습 플랫폼을 운영한다. 지역 고령화와 노동시장 재편에 대응하며, 단기과정이나 자격 중심 프로그램을 확대해 실용적 교육을 제공한다.
▲초연결 공유캠퍼스 - 각 대학이 보유한 교육 인프라(강의, 실습실, 연구장비 등)를 서로 개방하고, 디지털 기반으로 연결해 '하나의 네트워크 캠퍼스'를 만든다. 이를 통해 대학 간 중복투자를 줄이고, 학생들에게 더 다양한 학습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역동적 대학-지역 동반성장 프로젝트 - 지역의 인구감소, 고령화, 공동체 해체 등의 문제에 대학이 중심이 되어 해결책을 모색한다. 예를 들어, 마을재생, 청년정착 실험, 농촌일자리 창출 같은 현장 기반의 프로젝트가 이에 포함된다.
이 다섯 가지 프로젝트가 시너지를 낸다면 전남은 다음과 같은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지역정착형 인재의 안정적 양성 - 고등교육기관이 지역산업과 직접 연결되면서, 졸업생들이 다시 지역으로 돌아오고 정착하는 흐름을 만들 수 있다.
▲산업 생태계와 기술기반 강화 - R&D와 산학협력을 통해 지역기업의 기술력 향상이 가능하고, 이는 투자 유치와 창업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
▲노동시장 재편에 대한 유연한 대응 - 단기직업교육과 평생학습체계는 고령화 사회에서 중요한 노동력 재배치를 지원하게 된다.
▲지방소멸에 대응하는 대학 역할의 재구성 - 기존의 '청년 교육기관'을 넘어, 지역 거버넌스 주체이자 공동체 회복을 이끄는 새로운 대학 모델이 자리잡는다.
그러나 기대한 만큼 현실적인 과제들도 분명 존재한다. 다음의 문제점은 향후 사업 운영 과정에서 철저히 대비되어야 한다.
▲재정 지속 가능성 - 현재는 정부와 지자체 예산이 대거 투입되지만, 3~5년 후 자체 자립 구조 없이 끝날 경우 '성과 없는 일회성 사업'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도심 편중과 군 단위 배제 - 대부분의 대학이 도심에 집중되어 있어 농어촌 및 소규모 지역은 직접적인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학연 협력의 형식화 우려 - 대학과 기업의 협력 사업이 실질적인 고용이나 수익 창출로 이어지지 않고 단순 과제수행에 머물 경우, 민간 부문의 참여가 위축될 수 있다.
▲교육-산업 간 미스매치 - 현장의 요구와 교육 내용이 엇갈릴 경우, '인재양성'이란 말이 공허하게 들릴 수 있다. 기업의 피드백을 반영한 커리큘럼 개편이 중요하다.
전남형 RISE에 AI 기술,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까?
AI는 전남형 RISE의 전 영역에 걸쳐 효율성과 확장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다. 단순 도입이 아닌 시스템 내 내재화가 핵심이다. 다음은 적용 영역과 AI 활용 제안이다.
▲초연결 공유캠퍼스 - AI 기반 맞춤형 학습 추천, 자동평가 시스템, 메타버스 실습연동
▲산업혁신 챌린지 - 중소기업 대상 AI 품질관리, 예지보전, 수요예측 솔루션 지원
▲평생직업교육 - AI 활용 직무과정(예: ChatGPT로 문서 자동화, AI마케팅, AI회계 등) 개설
▲글로벌 인재양성 - AI 기반 언어 번역·코딩 교육 시스템, GPT 기반 글로벌 원격 근무 교육
▲지역동반성장 - 지역현안(쓰레기 배출, 에너지 사용 등)에 대한 AI기반 데이터 분석 및 정책 제안
이러한 AI 응용은 단순 첨단화가 아니라 학습 접근성, 정책 효율성, 산업 생산성까지 확대하는 도구로 기능할 수 있다.
특히 전남처럼 디지털 격차가 큰 지역에선 AI가 바로 '균형'을 만드는 기술로 작동할 수 있다.
전남형 RISE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대학 프로젝트를 넘어 도-시군-대학-기업-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공동체적 거버넌스가 핵심이다.
특히 AI나 디지털 기술을 통한 '성장 가속'과, 지역 고유성과 현장성이 만나는 지점에서 지속가능한 생태계 모델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제는 대학과 지역이 서로 각자 사는 것이 아니라, 지역과 대학이 함께 서로를 살리는 방식이 필요하다.
양준석 기자 kailas21@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