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의 금융사인 JP모건이 지난 18일(현지시간) 오픈AI에 대한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사실 미국에서는 JP모건이 오픈AI와 같은 비상장사를 분석했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월스트리트에서 가장 크고 잘 알려진 리서치 기관 중 하나를 보유하고 있으며,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상장 기업만 분석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상 최초의 비상장 기업 분석 대상에 꼽혔다는 자체가 오픈AI의 위상을 말해준다는 평입니다.
보고서에 담긴 내용은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과 큰 차이는 없습니다. 오픈AI가 2029년까지는 흑자로 돌아서기 어려우며, 일명 '바이브 지출(vibe spending)'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내심을 시험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 내용입니다.
바이브 지출이란 인공지능(AI) 연구 개발에 들어가는 막대한 투자를 요즘 유행하는 '바이브 코딩'과 연결한 신조어입니다. 여기에는 컴퓨팅 인프라 구축을 위한 비용과 인재 영입 비용 등이 포함됩니다. 특히, 메타로 인해 과거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인건비 비중에 부쩍 늘어난 것을 위험 요소로 꼽았습니다.
JP모건은 오픈AI가 앞으로 4년 동안 460억달러(약 63조8250억원)의 현금을 소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지만, 지난 2년 반 동안 570억달러를 모금한 것을 고려하면 "지탱할 만한 수준"이라고 분석했습니다.
2030년까지 1740억달러(약 204조원)의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단기적으로 수익을 크게 확대할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회사의 급속한 확장이 투자자들의 열광과 불안을 동시에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성장세는 나머지 AI 기업을 다 합쳐도 모자랄 만큼 압도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오픈AI는 2023년 이후 AI 기업에 투자된 모든 자금 중 무려 18%를 확보했습니다. 또 AI 앱 다운로드 점유율은 70%에 달합니다.
또 현재 8억명에 달하는 월간 활성 사용자(MAU)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구독 매출로만 70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수치는 지난 3월 오픈AI가 투자 유치를 위해 투자자들에게 공개했던 자체 예측과 큰 차이는 없습니다. 당시에도 흑자 전환 시점은 매출이 1250억달러를 넘어서는 2029년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라고 봤습니다.
그러나 이번 보고서에서 주목할 부분은 "결론적으로, '최고의 AI 모델'을 보유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히 강력한 경쟁자나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경쟁자들이 곧 뒤따를 것이기 때문"이라는 부분입니다.
JP모건은 최근 오픈AI의 모델이 타사 모델들과 상당히 유사한 성능을 보인다는 사실 때문에 어느 정도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습니다. "점점 해자(moat)가 취약해지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사실 이 이야기도 등장한 지 1년 이상 된 것입니다. 지난 2023년 'GPT-4'를 내놓은 뒤 1년 간은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했지만, 모든 회사가 이를 타깃으로 추격전을 펼친 탓에 지난해 초부터는 상당수 모델이 오픈AI를 따라잡았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러자 오픈AI는 5월 'GPT-4o'를 통해 초점을 AI 음성 비서로 돌려놓았고, 이어 9월에는 'o1'을 통해 추론 모델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습니다.
물론 현재는 딥시크 등 오픈 소스까지 이를 많이 추격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곧 출시될 GPT-5는 에이전트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통해 다시 달아날 수 있을지가 관심입니다.
하지만 이런 쫓고 쫓기는 양상은 되풀이될 것이고, 그 주기도 짧아질 것이 뻔합니다.
그래서 JP모건이 중요하게 본 것은 시장 선점자로서의 강력한 사업 확대 가능성입니다. 압도적인 점유율과 엄청난 사용자를 바탕으로, 수익 사업에 나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매출의 70%에 달하는 구독 수익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무료 사용자들로부터 광고 수익을 창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봤습니다. 기업에 AI 에이전트를 판매하는 데에도 유리한 입장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조니 아이브의 가세로 가시화된 하드웨어의 성장도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오픈AI 브랜드가 하드웨어를 통해 수익성이 좋은 소프트웨어의 지출을 확대하는 '플라이휠 효과(flywheel effect)'를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용어는 크고 무거운 플라이휠을 처음 돌릴 때는 힘이 들지만, 추진력이 쌓이면 점점 빠른 속도와 힘으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처럼 이번 보고서는 금융 회사가 투자자를 위해 작성한 것이기 때문에, 기술보다는 사업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당수는 이미 오픈AI가 실제로 추진하는 내용으로 알려진 것이고, 앞으로 모델 개발만큼이나 수익 사업에 집중할 것은 이미 예고된 바와 같습니다. 이를 위해 오픈AI는 사업 전문가인 피지 시모 인스타카트 CEO를 영입한 것입니다.
모델의 성능보다 시장 점유율이 더 중요하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수 있습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이 20여년간 최고 기업으로 남아 있는 것은 그보다 좋은 제품이 없었기 때문은 아닙니다.
그리고 JP모건이 모든 비상장 기업 중 오픈AI를 가장 먼저 분석한 것은 AI 시대에 탄생할 새로운 빅테크를 예고한 것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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