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유니트리가 770만원에 불과한 휴머노이드 로봇을 출시한다. 이는 미국 로봇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것으로, 강력한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초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다.
유니트리는 26일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AI컨퍼런스(WAIC)를 통해 새로운 휴머노이드 'R1'을 공개했다.
'스포츠를 위해 태어났다'라는 홍보 문구처럼 로봇은 구르기와 내리막길 달리기, 재빨리 일어서기 등 다양한 동작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취미나 소비자용이 아니라, 개발자와 연구팀을 대상으로 한다.
로봇의 무게는 25kg에 불과하고 26개의 관절을 가지고 있다. 또 음성과 이미지를 포함한 멀티모달 인공지능(AI)이 탑재됐다.
특히, 가격은 3만9999위안(약 770만원)부터 시작한다. 이는 유니트리의 전작인 'G1'의 9만9000위안(약 1900만원)이나 'H1'의 7만위안(약1300만원) 절반 정도로 저렴해진 것이다.
또 현재 미국에서 공장용으로 투입되는 로봇들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BMW 공장에 배치된 피규어 02는 70kg 무게에 비공식 가격이 5만달러(약 6900만원) 정도다. 또 벤츠 공장에서 물류를 처리하는 앱트로닉의 '아폴로'는 양산을 시작하면 5만달러 미만에 판매하는 것이 목표다. 서비스형 로봇(RaaS) 모델로 수익을 창출하는 것으로 알려진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인 어질리티 로보틱스의 '디지트'는 25만달러(약 3억4465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론 머스크 CEO는 테슬라의 '옵티머스'가 연간 생산량 100만대에 도달해야 2만달러(약 2760만원) 아래로 판매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미국에도 허깅페이스와 폴렌 로보틱스가 3000달러(약 413만6000원)에 출시한 오픈 소스 로봇 '호프JR'과 같은 모델이 있다. 하지만, 이는 하드웨어 구성이나 구현할 수 있는 동작이 유니트리와 비교할 수준이 아니다.
R1도 공장에서 활용할 정도의 규격은 되지 않는다. 전기차 제조업체인 니오아 지리 등에서 테스트 중인 G1 및 H1과 동일한 시스템을 활용했으나, 로봇용 데이터를 수집하고 소프트웨어를 테스트하려는 용도로 출시됐다.
그러나 유니트리는 이 로봇이 보여주는 동작은 훨씬 더 고가의 하드웨어에서나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니트리는 지난주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S)에 기업 공개(IPO)를 위한 관련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올해 말 중국 본토 거래소에 상장되는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업체가 된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