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밸리 (사진=셔터스톡)
실리콘 밸리 (사진=셔터스톡)

실리콘 밸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만의 서쪽과 남쪽 지역을 포함하는 지역으로, 세계 기술의 중심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1939년 HP가 이곳에 자리잡은 뒤 수많은 기술 기업과 스타트업에 명멸했습니다. 현재에도 마운틴뷰의 구글, 멘로파크의 메타, 쿠퍼티노의 애플, 산타클라라의 엔비디아 등 빅테크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 관한 다양한 분석이 4일(현지시간) 뉴욕 타임스에 소개됐습니다. 최근 몇년 사이에 실리콘 밸리의 분위기가 크게 바뀌었고, 기술 중심도 북부 지역의 샌프란시스코로 옮겨갔다는 내용입니다. 그 이유는 인공지능(AI) 때문입니다.

이런 현상을 '하드 테크(Hard Tech)'의 시대가 찾아왔다고 표현했습니다. 하드 테크란 전문 지식을 요구하는 분야를 말합니다. 이는 2010년대에 주를 이뤘던 소셜 미디어 중심의 '웹 2.0'이나 모바일 앱 시대의 '소프트'한 기술과는 다른 차원을 강조하는 것으로, 실리콘 밸리 관계자 사이에서 유행하는 용어로 소개됐습니다.

즉, 실리콘 밸리의 창업자들이 SNS와 모바일 서비스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공급하는 데 집중했던 웹 2.0 시대가 끝나고, 이제는 인간을 능가하는 초지능을 만드는 데 주력하는 새 시대가 열렸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기술은 더 어려워졌고, 실리콘 밸리의 장점으로 꼽히던 느슨한 분위기는 사라졌으며, 경쟁에 따라 심각한 모습으로 변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점도 하드 테크라고 불리는 이유로 꼽혔습니다.

이는 최근 몇년간 발생한 커다란 흐름에 따른 것입니다.

2010년대 중후반에는 미국의 대출 금리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며, 웹 2.0 스타트업들이 쉽게 자금을 조달하는 등 실리콘 밸리와 샌프란시스코가 북적였습니다. 팬데믹이 찾아오며 양상이 크게 변했습니다. 재택근무로 인해 사무실이 텅텅 비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고 인터넷 사용량이 급증하자, 구글이나 메타 등은 2021년 공격적으로 인원을 채용했습니다. 봉쇄 조치가 해제되고 사람들이 집 밖으로 나선 뒤, 이들은 인원을 너무 많이 뽑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2023년부터 시작된 빅 테크의 대규모 해고는 이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그리고 이 시기에 기술 흐름을 완전히 뒤바꿔 놓은 일이 생겼습니다. 2022년 11월 오픈AI가 '챗GPT'를 출시한 것입니다. 이후 구글과 메타 등이 AI 러시에 합류, 실리콘 밸리의 소프트 테크의 시대는 사실상 끝난 것으로 봤습니다.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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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최근에는 기술의 중심이 실리콘 밸리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이동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도시에는 바로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중요 AI 스타트업의 사무실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오픈AI 본사가 있는 지역은 '아레나(Arena)'라고 부릅니다.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실리콘 밸리 투자자들 중 상당수가 고속도로를 타고 이 지역으로 이주했는데, 유명 벤처 캐피털인 와이 콤비네이터가 아레나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 때문에 팬데믹으로 인해 텅텅 비었던 샌프란시스코는 현재 잇달아 AI 기업이 입주하고 거리도 활기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함께 실리콘 밸리 기업들의 분위기도 완전히 바뀌었다는 지적입니다. 넉넉한 연봉과 보너스, 유연한 근무 시간, 무료 식사와 무료 헬스 등으로 인해 '꿈의 직장'이라고 불리던 구글이 대표적입니다.

AI 경쟁이 심해지며, 이는 옛이야기가 됐다는 것입니다. 복리 후생은 그대로일지 몰라도, 성과가 강조되며 일부 직원은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07년 구글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입사한 레이첼 그레이라는 직원은 이런 이유로 결국 지난 4월 회사를 그만뒀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무료 점심과 높은 급여라는 면에서는 기술 분야가 여전히 가장 좋을 수 있지만, 두려움 수준이 엄청나게 높아졌다"라며 "점심을 먹고 무서워 죽는 게 점심을 안 먹고 무서워 죽는 것보다 낫겠지만, 그게 좋은지는 모르겠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메타도 올해 초 성과 위주로 인원을 정리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AI가 일자리를 대체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가장 근접한 회사 직원들은 실리콘 밸리에 많이 모여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20대 초반의 젊은 기술자들이 미국 전역에서 샌프란시스코에 몰려든다고 합니다. 스탠포드나 MIT 등 명문대를 중퇴하거나 대학 진학을 포기한 청년들이 AI 붐에 뒤처지기 전에 회사를 만들기 위해 모인다는 내용입니다.

최근 메타의 CAIO로 영입된 스케일 AI 창립자 안렉산드르 왕도 MIT에 합격했지만 진학을 포기한 케이스입니다. 그 결과, 불과 28세의 나이에 세계적인 테크 리더로 올라서게 됐습니다.

여기에 샌프란시스코에는 AI 안전을 주장하는 '효과적 이타주의자(EA)'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기술 종교가 퍼져나가는 것으로도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지난 2023년 샘 알트먼 오픈AI CEO의 축출을 주도했던 사외 이사들로 인해 잘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처럼 현재 실리콘 밸리와 샌프란시스코는 새로운 기술 시대를 반영하는 다양한 모습들이 엇갈린다는 내용입니다.

물론 실리콘 밸리 이야기는 당장 우리와 별 관계는 없지만, 일부 흐름은 결국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AI로 인한 산업 변화와 AI를 활용한 직무 강화 등은 국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직장인들이 가장 경계할 내용은 성과 평가입니다. 대부분은 모델을 만드는 일을 하지는 않겠지만, AI 도구를 사용하는 것을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AI 도구를 사용한다는 것은 생산성 향상을 의미합니다. 앞으로는 기존의 몇배에 달하는 실적을 내는 것이 당연한 시대가 찾아올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이어 4일 주요 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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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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