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실리콘 밸리의 인공지능(AI) 인재 영입 경쟁을 지켜보며 "일찌감치 AI 개발 분야에 집중해야 했는데"라는 생각을 한 사람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AI뿐만이 아니라 모든 기술이 발전할수록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고 기존의 응용 분야도 각광받기 마련입니다. 현재 실리콘 밸리에서는 AI 붐으로 인한 최신 일자리 수혜자로 '콘텐츠 전략가(content strategist)'가 떠오른다는 소식입니다.
오픈AI는 지난주 홈페이지를 통해 연봉 31만달러~39만3000달러(약 4억3000만~5억4500만원)에 주식을 제공하는 콘텐츠 전략가 모집 공고를 내걸었습니다.
"우리 브랜드가 세상에 어떻게 전달되는지 파악하고, 브랜드의 목소리와 톤 가이드라인을 설정하며, 전 세계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공감을 얻는 콘텐츠를 제작, 편집, 게시하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라고 소개했습니다. 즉, 기존의 마케팅이나 브랜드 전략 전문가의 역할을 말합니다.
조건으로는 "급성장하는 회사나 유명 브랜드에서 콘텐츠 전략, 카피라이터, 성장 마케팅 분야에서 6~10년 이상의 경험"을 들었습니다.
연봉은 오픈AI의 수석 엔지니어와 맞먹는 수준입니다. 글래스도어(Glassdoor)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콘텐츠 전략가의 평균 연봉은 약 9만2000달러(약 1억2760만원)으로, 오픈AI의 콘텐츠 전략가는 3배가 넘습니다.
이는 오픈AI뿐만이 아닙니다. 메타도 2주 전 '콘텐츠 엔지니어'라는 직종 채용 공고를 올렸습니다.
연봉은 15만9000~22만3000달러(약 2억2000만~3억1000만원)로, 100명 이상이 지원했으며 현재는 공고가 마감된 상태입니다.
오픈AI보다는 좀 더 광범위한 업무를 담당합니다. 소속 부서인 메타의 생성 AI 콘텐츠 엔지니어링 팀은 "저널리즘, 소셜 미디어, 창의적인 스토리텔링, 글쓰기, 편집, 시각 예술, 영화 및 TV 제작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콘텐츠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라고 소개했습니다.
콘텐츠 엔지니어는 기술팀과 협력해 다양한 방식과 매체를 통해 연구실에서 생산 단계까지 제품을 신속하게 엔지니어링, 개발 및 제공하는 역할로 설명했습니다. 또 지원자는 디지털 콘텐츠 전략에 대한 광범위한 경험과 생성 AI 제품을 사용한 최소 1년 이상의 실무 경험,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데이터 라벨링 및 분석 경험이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이처럼 AI 업계 전반에 최근 콘텐츠 관련 고소득 직종이 늘어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듀오링고는 지난달 최고 연봉 34만2000달러(약 4억7450만원)의 소셜 미디어 디렉터를 모집한다고 공고했으며, 페이팔은 최근 CEO 콘텐츠 책임자의 연봉을 최대 24만달러(약 3억3300만원)로 책정했습니다.
PwC가 6월에 발표한 2025년 글로벌 AI 일자리 지표에 따르면, AI에 노출된 산업의 임금은 AI 노출이 적은 산업보다 두배 빠르게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AI 기술을 보유한 근로자는 56%의 임금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습니다.
새로운 콘텐츠 직종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오토데스크가 6월에 발표한 2025년 AI 일자리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약 300만 건의 구인 광고를 분석한 결과 'AI 콘텐츠 제작자' 채용 공고가 전년 대비 134.5% 급증했습니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는 더 일상적인 일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생성 AI는 글과 이미지, 영상 등 콘텐츠를 제작하는 기술입니다. 이제까지는 차별화된 성능 구현을 위해 기술 고도화에만 집중했지만, AI 모델이 상향 평준화될수록 응용 사례나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 등이 점점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픈AI가 지난 3월 출시한 '챗GPT'의 이미지 생성 기능이 '지브리 스타일'이라는 응용 사례가 없었다면 이 정도 인기를 얻을 수 있었을까요.
이제 기술 기업들도 좋은 제품을 만들었으니 알아서 가져다 쓰라는 식으로는 경쟁에서 이기기 어렵다는 것을 체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콘텐츠 전략가는 바로 이런 점을 해결하는 역할로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몇차례 강조된 바처럼 AI가 기술 개발을 넘어 유즈 케이스 구축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모델 개발자를 넘어, 기존의 많은 전문직 종사자에게도 'AI 수혜'를 가져다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어 8일 주요 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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