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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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운영에 가장 큰 경계요소는 다운타임(기계나 시스템의 고장으로 운용될 수 없는 시간)이다. 잠시라도 공장이 멈추게 되면 막대한 손실로 이어진다.

대표 사례로 반도체 공장을 들 수 있다. 반도체 공장은 정전이나 장비 고장 등의 원인으로 잠시라도 멈추면 규모에 따라 억에서 조 단위의 금액 피해가 발생한다. 공장이 멈추면 생산하던 웨이퍼를 전량 폐기해야 해서다. 실제로 삼성전자 평택 사업장은 2019년 28분간 멈춰 500억원 이상의 피해를 입기도 했다. 

정전이나 지진을 사람이 막을 순 없다. 하지만 장비 고장은 사람이 대응할 수 있는 사안이다. 사전에 예측해 막을 수 있고, 고장이 나면 빠르게 기술자를 파견해 조치할 수 있다. 반도체 공장에 극자외선(EUV) 등의 장비를 납품하는 ASML 직원들이 3교대로 근무하며 24시간 체제를 유지하는 이유도 장비 고장에 빨리 대응하기 위해서다. ASML 관계자는 "장비 이상 여부를 미리 감지해 고객사에 알려주고 있지만, 만일의 사태를 방지해 기술자들이 24시간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장에서의 장비 고장을 방지하기 위해 최근 많이 도입된 기술은 예지보전이다. 진동이나 전류를 분석해 장비의 이상 여부를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공장 다운타임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도입할 때 고려할 점도 많다. 

전문가들은 현장 상황과 투자 수익(ROI)을 고려해 예지보전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를 위해선 공급자와의 소통하며 단계별로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투자수익 극대화 위해선 소통통한 단계별 예방정비 구축 필요

국내외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IT 솔루션과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열린기술은 기업이 예방정비에 투자할 때 비용부담을 줄이면서 해당 기업에 적합한 솔루션을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박상욱 열린기술 상무는 "예방정비는 사후정비보다 4배 이상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면서 "올바른 예방정비 시스템 구축을 위해서는 기준정보 관리부터 예방정비 및 상태기반 정비, 예지정비까지 장기적 관점에서 단계별 구축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열린기술은 예방정비를 컨설팅할 때 CMMS 구축 솔루션을 활용한다. 이 솔루션은 예방정비를 구축할 때 ▲기초단계 ▲확장단계 ▲고도화 단계 등 3단계 과정을 거친다.

기초단계는 예방정비를 전산화하는 단계다. 예지정비 체계 기반을 마련하는 단계라고 이해할 수 있다. 설비, 자재, 장비 등의 정보를 전산화하고 작업 이력과 통계 등을 관리한다.

확장단계는 규칙 기반 통계분석을 통해 공장을 진단하는 단계다. 센서를 설치해 진동, 온도, 압력, 전류, 전력, 주파수, 회전력, 소음 등의 데이터를 수집한다. 설비 전문가의 지식을 진단 규칙 기준정보로 정립하고 이상징후를 예지한다.

고도화 단계에는 인공지능(AI)이 투입된다. 머신러닝 알고리즘으로 이상징후를 예지한다. 설비 진단과 대응 리포트도 자동화할 수 있다.

박 상무는 "AI 알고리즘을 적용하고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데이터가 많이 필요하다"면서 "정확한 데이터 확보를 위해서는 공급사와 수요 기업 간 많은 소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효과적인 예방정비 구축을 위한 시스템 사용자와 공급자의 역할]
시스템 사용자 시스템 공급자
- 설비·자재 기준정보 수집
- 설비·자재 관계 정의
- 기업 눈높이에서 필요한 기능 구성
- 설비 고장 및 등급 정의 - 작업자 편의성 고려
- 등급별 설비 유지보수 전략 수립 - 단순한 업무프로세스 설계
- 설비관리체계 개선 위한 조직 구성 - 지속 업데이트 가능한 기능 지원

 

해당 기업에 적합한 예지보전 기술 알아야...대표 기술은 진동분석과 전류분석

전문가들은 공장 예방정비에 예지보전 기술을 탑재하기 위해서는 해당 공장에 필요한 기술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 필요도 있다고 조언한다. 모터를 중점으로 고장·진단 솔루션을 공급하는 엠앤디테크놀로지의 박성봉 대표는 예지보전의 대표 기술로 진동분석과 전류분석 기술을 꼽았다.

진동분석은 장비와 설비에 부착된 센서에서 취득한 진동 스펙트럼을 분석해 고장을 진단하는 기술이다. 주요 장비와 설비에 진동센서 3~4개를 부착해 기계적 결함을 정밀 진단할 수 있다. 예지분석을 사용하는 공장에서 이미 보편화된 기술이다.

전류분석 기술은 모터 컨트롤센터(MCC) 내부에 측정기를 설치해 전압·전류 정보를 취득하는 방식이다. 측정기로부터 취득한 전류 스펙트럼을 분석해 고장을 진단한다. 장비·설비의 전원 상태와 기계 상태 등을 알 수 있다. 원격으로 이상 여부를 알 수 있어 센서 부착이 어려운 곳에 쓰일 수 있다. 수명이 반영구적이고 유지비용이 없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국내에 있는 화학공장에서는 진동분석 기술 도입으로 베어링 내륜 손상을 미리 파악해 피해를 사전에 방지했다. 이 공장은 베어링 표면에 가속도 센서 3개를 부착해 진동값을 측정했다. 양호한 상태에서는 일정한 스펙트럼을 보였지만, 약 한 달 전 급격히 일부 값이 증가하는 일이 발생했다. 공장에서는 어디에 문제가 발생했는지 외륜과 내륜, 스핀 주파수를 분석해 고장 위치를 알고 조치해 다운타임으로 인한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전류분석 기술은 원자력 발전소에서 보호 장비 안에 있는 모터 이상 여부 측정에 용이하게 쓰였다. 해당 모터는 보호 장비 안에 있어 센서 부착이 어려웠다. 이에 발전소에서는 전류분석 기술을 도입해 주파수로 이상 여부를 분석했다. 주파수로 이용한 전류 스펙트럼을 이용해 베어링의 이상 여부를 진단할 수 있었다.

박 대표는 "주로 진동분석 기술은 기계 결함에 장점이 있고, 전력분석 기술은 전원 상태 결함에 강점이 있다"며 "해당 공장에 적합한 기술을 결합해 예지보전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AI타임스 김동원 기자 goodtuna@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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