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중국에서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AI) 챗봇 개발이 당국의 제재와 기업의 소극적 태도 등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 매체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중국에서 챗봇 열풍이 불고 있고 베이징시가 개발을 지원하겠다고 나서기도 했지만, 실제 개발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20일 보도했다.

SCMP는 이런 전망에 대해 영어와 중국어 구조의 차이, 비용 압박 등의 문제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 당국의 까다로운 검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의 집권 공산당은 국내 정치와 사회 담론을 엄격히 통제, '전통적인 가치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적절하다고 간주하는 온라인 콘텐츠를 강력하게 단속해왔다고 지적했다. 

달리아 페터슨 미 조지타운대 분석가는 “검열은 중국이 챗GPT에 상응하는 로컬 버전을 개발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고 SCMP에 말했다. 

그는 “중국의 AI 회사가 AI 모델을 훈련하기 위해 세계적 데이터와 연구 자원에 접근해 활용할 수 있다 하더라도 중국 당국이 챗봇의 답변에 정치적으로 민감한 자료를 사용하도록 허용할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SCMP는 또 중국 내에서 챗GPT의 라이벌 모델이 개발되더라도 정부의 통제 때문에 상용화가 제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뉴욕타임스(NYT)도 중국의 AI 개발과 관련해 당국의 통제 문제를 지난 17일 지적했다. NYT는 중국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풍부한 데이터와 배고픈 기업가, 숙련된 과학자 등에 힘입어 AI 분야에서 주도적 위치에 있었으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2010년대 중반까지 중국에서는 위챗이나 알리페이 등 미국의 비슷한 앱들보다 더 잘 작동하는 AI 앱을 개발하고 기업가치가 1조원이 넘는 유니콘 기업들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후 중국 정부가 빅테크와 유명 기업가들을 조사하고 통제하면서 분위기가 변했다고 NYT는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사회적 영향력이 공산당을 앞서는 개인이나 기관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도를 드러냈으며 산업을 길들이고 혁신을 무디게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국에서 혁신이 정체된 데는 기업가들의 책임도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기업들은 정부의 통제가 강화되기 전에도 이미 돈 버는 사업에만 집중하고 단기적으로 수익이 나지 않는 연구 프로젝트에 투자하지 않았다. 정부 통제가 본격화한 뒤로는 장기 계획에 대한 투자가 더욱 줄였다. 

스탠포드대학의 AI 인덱스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에 미국은 AI에 대한 민간 투자 규모와 투자를 유치한 AI 기업의 수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고, 이는 각각 중국의 3배와 2배 수준이었다. 

쉬 청강 스탠포드대 연구교수는 1980년대 중반에 컴퓨터 개발에서 당시 소련과 중국이 미국과 일본에 뒤진 이유를 분석했다. 그 결과 사람들이 개인적 관심사를 추구하고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을 때 혁신이 일어난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NYT에 말했다. 

그는 "옛 소련이 그랬듯이 중국에서도 중앙통제 방식이 성장과 기술 혁신을 막은 사례를 남길 수 있다"며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기술 발전을 국가적인 동원으로는 따라잡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병일 위원 jbi@aitimes.com

저작권자 © AI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