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미국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이 챗GPT로 전쟁을 치르는 동안, '기술 라이벌' 중국에도 난리가 났다.
'중국판 챗GPT' 개발 및 출시를 발표한 기업이 9곳이나 등장했고 이에 따라 투자 과열이 이어지자, 정부에서 경계령까지 내렸다. 검열 문제 때문에 중국 생성 인공지능(AI) 서비스가 챗GPT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은 중국에 불어닥친 챗GPT 열풍에 대해 지난 주말 일제히 관련 보도를 쏟아냈다.
우선 로이터는 중국에서는 챗GPT를 사용할 수 없으며, 따라서 중국 기업들은 '현지 대안'이 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 예로 짝퉁 서비스가 넘쳐난 사실도 소개했다.
최근 며칠 새 초거대 AI를 이용해 대화형 챗봇을 개발 중이라고 밝힌 중국 회사들을 소개했다. 여기에는 '어니'를 앞세운 바이두를 비롯해 알리바바와 텐센트, 넷이즈, 360, JD닷컴, 콰이쇼우, 인스퍼, 쿤룬테크 등 9개의 기업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물론 관련주까지 주가가 치솟으며 투자 과열 양상을 보이자, 국영 신문인 증권시보는 지난 9일 1면에 사설을 통해 "생성 AI는 아직 상업화되지 않았거나 사업성을 증명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경계령을 내렸다. 과거 5G나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백신 의류와 같이 순식간에 투자 열기가 사라진 현상을 상기시켰다.
챗GPT와 중국산 챗봇의 성능도 비교 대상이 됐다.
중국 전문가들은 챗GPT가 중국보다 한 세대 더 앞서있고 학습 데이터도 훨씬 풍부하지만, 반면 맥락 이해와 같은 부분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 챗봇은 '사회적 상호 작용'에 중점을 두고 개발, 문제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윌 두안 프록시마AI 창립자는 "정부 방침을 준수하기 위해 정보를 필터링할 것"이라며 "이런 점은 중국인들이 더 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치에 대한 검열 문제가 다시 부각됐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인터넷 기업들은 정부의 보호주의 정책과 검열 때문에 과거 소셜 미디어 경쟁에서도 해외 업체보다 유리했다"며 "이번 챗봇 전쟁에서도 또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중국 기업 위안위는 지난 3일 중국 최초로 공개한 생성 AI 챗위안이 중국의 경제 전망이 비관적이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러시아의 침략 전쟁이라고 답하자, 사흘 만에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중단됐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중국 기업에는 자율규제 DNA가 있다"며 "조만간 중국의 챗봇이 더 정확하거나 잘 검증되고 신중한 대답을 내놓을 수도 있으며, 이는 단기적으로 더 유리한 입장을 차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