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3' 현장에서 발견한 에듀테크 스타트업 다비다는 매우 흥미로운 업체였다. 전자펜을 이용한 온라인 교육으로 '공평한 교육 기회'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했다. 

이 기업의 행보는 더 놀라웠다. 바로 몇 주 뒤에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LEAP2023’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3'에도 모습을 보였고, 멕시코와 바레인에서 300만달러 규모 양해각서(MOU) 및 독점계약 소식을 전해왔다. 국내에서는 메가스터디교육, 천재교육, 엘리스, 한컴아카데미 등 굵직한 교육업체들과 MOU 및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짧은 시간에 그야말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보여준 것이다. 이은승 다비다 대표를 다시 만나 그동안의 과정과 성과를 취재했다. [편집자주]

이은승 다비다 대표 (사진=조예주 기자)
이은승 다비다 대표 (사진=조예주 기자)

"지난 3년간 다진 기반을 바탕으로 올해는 매출이 본격적으로 일기 시작할 것입니다. 오는 5월 한국을 시작으로 유료 서비스를 시작하고 중남미를 비롯한 중동 국가는 올 하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국내는 물론 해외 상장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은승 대표는 바쁘게 뛰어다닌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단순한 온라인 교육 플랫폼이 아니라 전국, 아니 세계 어느 지역에서든지 사용할 수 있는 교육 플랫폼을 보급해 '교육의 형평성'이라는 가치를 구현해 보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비다는 이 대표가 2019년 설립한 에듀테크 기업이다. 코딩 교육용 로봇인 '지니봇'을 비롯해 온라인 수업 플랫폼 '지니클래스'와 '지니펜' 등으로 세계 무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동안 체결한 수출 및 MOU 계약만 20여건에 달한다. 브라질, 칠레, 에콰도르, 멕시코 등 중남미 지역과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지역 기업 및단체 등과 MOU를 맺었다.

아시아에서는 사우디, 쿠웨이트, 바레인, UAE 등 중동은 물론 태국과도 사업 제휴를 합의했거나 추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사를 30여개 보유한 미국의 거대 기업과도 접촉하기 시작했다"면서 어깨을 으쓱해 보인다. 해외 상장을 고려할 정도로 큰 자신감을 보일만한 성과다.

사실 교육 사업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것은 녹록지 않은 일이다. 교육은 국가나 지역 분화에 따라 많은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온라인 교육은 인프라와 환경 차이가 심해 지역별로 현지화 하지 않으면 접근하기가 어렵다.

 

다비다는 먼저 코딩 교육용 '지니봇'으로 해외 시장을 두드렸다. 센서와 카메라, 블루투스 통신 기능을 갖춘 소형 교육용 로봇이다. 지니봇은 바닥에 깔아놓은 코딩 카드를 순서대로 읽어내며 명령을 수행한다. 4세 이상의 유아부터 초등학생 전 학년을 대상으로 코딩의 원리를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반응은 굉장히 좋았다. 코딩 교육에 무관심한 국가가 드문 덕분이었다. 딱딱한 설명 대신 로봇을 통해 흥미롭게 코딩을 배울 수 있는 방식은 거부감을 없애기에 충분했다. 지니봇은 다비다가 해외 시장에 빠르게 파고들 수 있도록 하는 첨병 역할을 한 셈이다.

다비다의 주력 제품은 '지니클래스'라는 비대면 라이브 화상 플랫폼을 이용한 온라인 교육 솔루션이다. 지난해 말 메가스터디와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이를 활용한 양방향 교육을 위한 새로운 솔루션을 구축했다.

"화상 플랫폼을 활용한 온라인 수업은 아주 흔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니펜'이라는 특별한 장치를 추가해 기존 플랫폼과 차원이 다른 솔루션으로 만들었어요. 지니펜을 이용하면 교사가 학습지에 실제로 줄을 쳐주거나 메모를 해주는 것과 같은 효과를 온라인으로 재현할 수 있어요. 학생들은 필기 내용 외에 지니펜을 사용할 때의 압력과 속도 등을 이용해 갖가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할 수도 있습니다."

이 대표의 지니펜 장점 설명이 길어졌다. 온라인 학습을 현실처럼 연결해주는 인터페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장치라는 내용이다.

이 대표는 "별도 소프트웨어를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웹 솔루션이라 국가별로 상이한 통신 인프라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점도 강점'이라면서 "국가별 문화와 교육 콘텐츠에 맞춰 간단한 커스터마이징을 가능케하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을 이었다.

이 과정에서 CE, ISO 9001, ISO 27001 등 13개에 달하는 국제 인증과 관련 지식재산권 43건을 등록 및 출원했다. 

최근에는 가상현실(VR) 콘텐츠 저작용 솔루션 '지니 VR 웨이브'에 이어 '챗GPT'와 같은 생성 인공지능(AI)을 도입해 학생들의 질문에 실시간으로 반응해주는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이은승 다비다 대표 (사진=조예주 기자)
이은승 다비다 대표 (사진=조예주 기자)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온라인 수업 보편화 현상도 큰 도움이 됐다. 이 대표는 "이런 환경적인 요인과 지니 봇이 해외 진출의 기반을 만들었다면, 지니클래스와 지니펜이 본격적인 성장세를 만들어 줬다"고 회상했다.

물론 이 대표의 부지런함이 큰 역할을 했다. 팬데믹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3년간 쉴 틈 없이 돌아다녔다. 그동안 쌓인 비행기 마일리지가 150만(약 240만km)을 넘어섰다. 지구를 60바퀴나 돈 셈이다.

"파트너는 직접 만나서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파트너는 바이어나 카운셀러가 아닙니다. 우리 네트워크는 모두 파트너를 통해 확장한 결과입니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 발이 닳도록 돌아다닌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지금까지 그래왔지만 앞으로도 이들 파트너와 함께 성장해 나갈 계획이라는 의지도 확인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터뷰 전날에도 사우디에서 날아온 파트너와 늦은 시간까지 토론했는데 세계 어느 국가든 교육에 대한 진심은 비슷했습니다. 교육의 형평성을 위해 다비다를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달려가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사실 이 대표는 잘나가던 수학 '일타강사' 출신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UC어바인에서 수학을 전공하며 각종 대회를 휩쓸고 다녔다. 강사 활동을 하며 몇 권의 학습서와 학습법을 담은 자기계발서도 냈다.

이어 외국계 기업과 아이스크림미디어 등에서 전략기획과 해외 사업 등을 총괄하다, 코딩 교육 시장의 미래를 보고 창업했다. 온라인 교육 플랫폼으로 확장한 것은 누구보다 이 시장을 잘 이해하기 때문이다. 

강사 시절 지방 학생들이 서울로 몰려드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웠던 그가 누구라도 지역에 관계없이 동일한 수업을 받을 수 있게 만들겠다며 내놓은 제품이 지니클래스다. 교육의 형평성이라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전동희 부국장 cancell@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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