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의 인공지능(AI) 규제가 가시화되며 관련 기업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특히 '챗GPT' 열풍으로 논란의 중심이 된 대형 언어 모델(LLM) 개발 기업들은 각국 정부와 접촉, 자율규제를 약속하는 등 선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우선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는 EU 최고위 관리들과의 회의에서 AI에 관한 협력을 약속했다. CNBC는 24일(현지시간) 피차이 CEO가 티에리 브르통 EU 시장담당 집행위원과 만나 구글의 AI 제품과 서비스를 책임감 있게 개발할 수 있도록 자율 규제에 노력할 뜻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브르통 위원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피차이 CEO가 유럽 및 비유럽 기업들과 협력, AI 법 발효 이전에 자발적인 규제안을 마련하기로 했다"라며 “모든 EU 규정을 준수하기로 약속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EU는 최근 세계 최초의 AI 규제안인 'AI 법(AI Act)' 초안 작성에 합의, 내년 초까지 법안을 발효할 준비 과정에 돌입했다. 특히 이 법은 챗GPT의 기반인 대형 언어 모델(LLM)의 학습 데이터의 저작권을 명시하라는 규정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관련 기업은 기술적 또는 법적인 문제로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차이 CEO는 이어 베라 조보라 유럽위원회 부회장과도 따로 만나 안전을 염두에 두고 AI 제품을 개발할 것을 약속했다.
오픈AI와 딥마인드, 앤트로픽 등도 같은 날 영국 정부와 회의 후 성명을 발표했다. 로이터는 리시 수낙 영국 총리와 세 회사의 수장들이 AI의 문제점 및 이를 방지하기 위한 자발적인 노력과 국제 협력에 대한 방법 등을 논의했다고 24일 전했다.
영국은 EU와 별개로 지난 3월 최초의 관련 프레임워크인 'AI 백서'를 발표하고 내년부터 기존 관련 부처에서 AI 관련 해당 사안의 규제안을 내놓는다고 발표했다. 특히 지난 18일에는 영국이 AI 위험을 제한하는 데에 앞장서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샘 알트먼 오픈AI CEO가 역시 화제의 중심이다. 최근 유럽 투어에 나선 샘 알트먼 오픈AI CEO는 영국 정부 면담 이전에 EU와도 접촉했는데, 이에 대한 다소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타임의 보도에 따르면 알트먼 CEO는 24일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에서 열린 패널 토론을 통해 EU와의 면담을 통해 많은 비판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EU의 AI 법이 요구하는 사항을 준수하려고 노력할 것이지만, 기술적인 한계로 인해 모두 해결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며 "만약 법을 따를 수 없다면 (EU 내에서) 운영을 중단할 것"이리고 말했다.
알트먼 CEO는 이달부터 전 세계 17개 도시를 돌며 각국 정부와도 접촉을 가질 예정인데, 6월9일에는 방한해 중소기업벤처부와 만남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AI 관련 주요 기업의 정부 접촉은 이달초 미국 백악관과의 만남으로 촉발됐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 4일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오픈AI, 앤트로픽의 대표를 소집, 보안 및 안전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이후 알트먼 CEO는 미 상원 청문회에 등장, AI 개발에 대한 국제 사찰기구의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특히 미국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AI로 인한 가짜 뉴스와 딥페이크 문제를 크게 경계하고 있다.
한편 브래드 스미스 MS 회장은 25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유사시에 대비해 전기나 수도, 교통 등 중요 국가 인프라 시설에서 사용하는 AI 시스템을 인간이 완전히 차단하거나 조절할 수 있는 '안전 브레이크'를 의무적으로 장착할 것을 제안했다.
또 딥페이크를 두고 "AI를 사용해 사람들을 속이거나 속이려는 의도로 적법한 콘텐츠를 변경하지 못하도록 보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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