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화웨이가 사우디아라비아에 중동 최초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개설했다. 수익원 다각화는 물론 미국의 수출 통제를 우회하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는 4일(현지시간) 화웨이가 중동, 북아프리카, 중앙아시아 지역 기업에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 데이터센터를 개설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화웨이 관계자는 “인공지능(AI) 애플리케이션을 포함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새로운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중국 기업이 사우디 시장을 개척하고, 사우디 기업이 글로벌 진출하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통해 사우디의 정부 서비스를 지원하고, AI 애플리케이션은 물론 아랍어 대형언어모델(LLM)까지 제공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2월 화웨이는 사우디에 클라우드 센터를 설립하기 위해 향후 5년 동안 4억달러(약 53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20만명의 신규 개발자를 양성하고, 1000개의 현지 파트너 및 2000개의 스타트업에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사우디는 지난해 중국과 AI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력하겠다는 전략적 파트너십에 서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사우디는 최근 엔비디아로부터 최소 3000개의 H100 칩을 엔비디아로부터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미국이 중동 국가가 중국의 ‘AI 컴퓨팅 허브’가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동 국가를 통해 중국으로 엔비디아 GPU가 흘러 들어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앤비디아와 AMD는 지난주 2분기 실적보고서를 통해 미국 정부가 중동 일부 국가를 포함해 특정 고객과 지역에 'A100' 및 'H100' 제품군을 판매하려면 추가로 허가받을 필요가 있다고 통지했다는 내용을 공개했다.
미 상무부는 "사실이 아니다"는 반응을 내놓았지만, AI 반도체 수출 제재가 중국을 넘어 중동 일부 국가로 확대하는 게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아울러 사우디가 추가적인 수출 통제국가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관측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