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관심을 모았던 일본의 무인 달 탐사용 스마트 우주선 '슬림(SLIM)'이 달 착륙에 성공했다. 그러나 우주선의 태양전지가 전기를 생산하는 데 실패, 임무가 조기 종료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20일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밤 12시20분 달 착륙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사실을 보도했다. 현재 착륙선으로부터 신호를 받고 있으며 예상대로 통신이 이뤄지고 있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JAXA는 기자회견에서 슬림은 태양전지 작동 실패로 제한된 배터리 전력으로 작동하고 있어 몇 시간만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JAXA 팀은 데이터를 분석, 태양전지 문제의 원인과 착륙선의 다음 단계를 파악하고 있다. JAXA 관계자는 "태양전지 문제는 우주선이 의도한 방향을 가리키지 않기 때문에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달의 태양각이 바뀌면 태양전지가 다시 충전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지만 시간이 좀 걸릴 수 있으며, 슬림이 추운 달밤을 견딜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JAXA는 슬림에 탑재한 두대의 로버를 활용, 달 표면 데이터를 수집하려고 했다. 그러나 태양광 발전에 실패, 용량이 수시간에 불과한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지난 9월6일 발사된 슬림은 수km에 걸친 구역을 목표로 착륙을 시도했던 기존 달 착륙 임무와는 달리, 너비가 100m에 불과한 특정 착륙 지점을 목표로 잡는 등 정밀한 착륙에 도전했다. 이 때문에 '문 스나이퍼(Moon Sniper)'라는 별명도 붙었다.
JAXA는 우주선이 정확하고 부드러운 달 착륙을 달성했기 때문에 임무가 '최소 성공' 선언 기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일본은 역대 다섯번째로 달에 착륙한 국가가 됐다.
하지만 엄격한 발언으로 유명한 쿠니나카 히토시 JAXA 사무총장은 슬림의 착륙 점수로 “100점 만점에 60점”을 줬다.
슬림은 높이 2.4m, 폭 2.7m에 무게는 약 700kg으로, 지난해 8월 인도에서 달 착륙에 성공한 '찬드라얀 3호'보다 1.8t 가볍다.
문제의 태양전지에는 일본 대기업 샤프가 개발한 필름형 태양광 패널이 사용됐다. 슬림 구동은 연료를 사용하지만, 지구와의 교신 등에는 이 패널을 사용해 발전한 전기를 사용할 예정이었다.
일본 MBS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샤프는 60년 이상의 태양광 패널 제작 노하우를 투입해 10년에 걸쳐 필름형 태양광 패널 개발에 매달렸다. 필름형 형태 덕분에 경량화로 인해 울퉁불퉁한 우주선 표면에도 설치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타코모토 타츠야 샤프 에너지 솔루션 담당자는 “우주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엄격한 시험 내용을 실시했고, 해당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개량을 몇차례나 했다"라며 "경량화와 발전 효율이라는 과제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라고 밝혔다.
이유선 기자 energy@aiit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