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12일(현지시간) 삼성전자와 협력, 내년 확장현실(XR) 헤드셋을 출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지난 2023년 2월 행사에서 삼성-구글-퀄컴의 파트너십이 발표된 지 무려 1년 10개월여 만입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헤드셋은 그해 가을쯤 등장할 것으로 보였으나, 출시는 계속 연기됐습니다. 특히 올해 초 애플의 비전 프로가 공개된 뒤에는 이에 대응하려는 의도가 엿보였습니다.
결국 2년에 가까운 시간이 지났고, 처음 의도와는 많은 것이 변한 것으로 보입니다. 구글의 발표에 따르면 내년 출시될 헤드셋은 확장현실(AR)이나 가상현실(VR)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닌, 인공지능(AI)이 핵심으로 꼽힙니다. 즉, 구글의 AI 음성비서를 '킬러 앱'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일리 있는 시도입니다. 애플의 비전 프로도 기대와 달리,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기 때문입니다. 기기의 가격이 비싼 탓도 있지만, 기존 게임 위주의 헤드셋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애플은 '공간 컴퓨팅'이라는 개념을 강조했지만, 비전 프로를 기존 컴퓨팅 작업에 주로 사용됐다는 말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구글과 삼성도 이 점에 주목한 것으로 보입니다. AI 기능이 주를 이루면 헤드셋도 상황이 많이 달라집니다.
에이전트 기능을 갖춘 AI 음성 비서를 활용하면 구글이 이제까지 개발한 생산성 도구나 AI 검색 등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즉, 애플이 꿈꾸던 공간 컴퓨팅이 가능해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귀가 후 집에서 컴퓨터나 스마트폰, TV에 매달리는 대신, AI가 탑재된 삼성 헤드셋 하나로 모든 것을 대신할 수 있습니다. 웹 서핑을 하고 유튜브나 동영상을 시청하고 여기에 음성 비서 '프로젝트 아스트라'로 쇼핑이나 각종 작업까지 처리할 수 있습니다. 기존 모든 기기를 한곳에 모아놓은 형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는 사용자의 기기 사용 패턴을 바꿔놓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삼성이나 구글의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삼성은 애플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습니다. 애플도 차기 비전 프로에 애플 인텔리전스를 탑재할 예정이지만, 구글보다는 아직 기술이 떨어지고 사용 용도도 한정적입니다.
구글은 그동안 오픈AI와의 경쟁에서 늘 뒤졌던 양상을 역전할 기회입니다. 이제까지 생성 AI 도구는 대부분 사람에게 흥미의 대상이었지, 매일 사용해야 하는 필수 앱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헤드셋이 집에서 사용하는 기본 도구로 자리 잡게 되면, 구글의 AI 도구들은 활용성이 크게 늘어날 수 있습니다.
삼성과 구글이 왜 2년에 가까운 기간을 개발 준비에만 매달렸는지, 그리고 왜 '제미나이 2.0'과 AI 에이전트 출시 직후 헤드셋 개발 내용을 발표했는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삼성의 헤드셋은 XR 기기가 아닌, 컴퓨터나 휴대폰의 가정용 대체품으로 보입니다.
'프로젝트 무한'으로 알려진 이 제품은 늦어도 내년 하반기에는 출시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 가격에 대한 정보는 없습니다. 다만, 플래그십 휴대폰 정도의 가격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흘러나온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헤드셋과 별개로 출시 예정인 스마트 안경에 대해서는 더 설명이 필요없을 듯 합니다.
이어 12일 주요 뉴스입니다.
■ "챗GPT, 이제는 실시간 영상도 이해"...오픈AI, 음성 모드에 '비디오 기능' 추가
오픈AI가 GPT-4o의 고급 음성 기능에 비디오 이해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즉, 이제는 AI 음성 비서가 카메라에 잡힌 장면을 이해하고 답할 수 있게 됐습니다. 구글의 AI 음성 비서와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습니다.
■ 빅테크 상승세로 나스닥 지수 2만포인트 최초 돌파...머스크, 자산 4000억달러로 신기록
최근 빅테크의 주가 상승으로 나스닥이 사상 처음으로 2만포인트를 돌파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당선 이후 승승장구 중인 머스크는 테슬라의 주가 폭등으로 자산 4000억달러를 돌파한 최초의 인물이 됐습니다.
■ 소라에 '기대 이하' 혹평 쏟아져..."프로 구독자만 제대로 쓸 수 있나"
소라에 혹평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생성된 영상이 다른 도구에 비해 퀄리티가 떨어지고, 그나마 접속도 어렵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게임 저작권 문제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소라는 사람들의 눈높이만 높여 놓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AI타임스 news@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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