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대로 틱톡 매각을 위해 시간을 벌어줬다. 그러나 당초 90일이라는 예상보다 짧은 75일이며, 매각이 불발되면 중국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조건을 붙였다. 중국 정부가 이를 수락하라고 압력을 넣는 모양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 틱톡 법을 연기하기 위해 새로운 행정 명령에 서명하고, 틱톡과 중국 측에 당장 매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틱톡 거래에 나설 수도, 나서지 않을 수도 있다. 내가 승인하지 않으면 틱톡은 폐쇄된다"라며 "나는 틱톡을 판매하거나 폐쇄할 권리가 있으며, 결정도 내가 내릴 것이다. 중국에서 승인이 필요할지는 모르겠으나, 승인할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그렇지 않다면 이는 미국에 대한 적대감을 나타내는 것으로, 우리는 25, 30, 40, 50%, 심지어 1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테슬라가 원한다면 일론 머스크도 매각 협상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까지 바이트댄스는 매각에 대해서는 거부 의사를 밝혔으며, 중국 정부도 "기업이 알아서 할 일"이라며 발을 빼는 모양새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틱톡 미국 사업의 지분 50%를 미국 기업에 넘기든지, 아니면 틱톡이 폐쇄되고 관세까지 뒤집어쓰던지 양자택일을 하게 됐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 명령이 법적 근거가 없다는 미국 의원들의 반대에도 대응한 셈이다.
중국도 이에 응할 예정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같은 날 SCMP는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중국 당국이 입장을 완화하는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바이트댄스가 미국 투자자들과 협상을 시작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즉, 새로운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합의가 필요하다는 중국 정부의 판단이라는 설명이다.
이 가운데, 디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메타는 틱톡의 주요한 크리에이터를 인스타그램에 유치하기 위해 매달 1만~5만달러의 현금 보너스를 주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메타는 지난 19일 틱톡 미국 서비스 중단 직후 ‘에디츠(Edits)’라는 비디오 편집 앱을 선보이는 등 틱톡 공백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유예 명령에도 불구, 이날까지 틱톡 앱은 구글과 애플의 앱 스토어에는 다시 업로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부 사용자들은 미국 정부의 개입으로 인해 서비스가 정상화된다고 해도, 틱톡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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