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최고의 '브로맨스'로 꼽혔던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와 샘 알트먼 오픈AI CEO의 사이가 점점 멀어진다는 소식이다. 대부분은 알려진 사실이지만, 양사의 파트너십 종료를 결정할 인공일반지능(AGI) 달성 여부로 심각한 이견을 보였다는 점도 새로 확인됐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29일(현지시간) 다수의 관계자를 인용, 두 사람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두 사람은 문자와 통화로 하루에도 몇차례나 소통했으나, 최근에는 일주일에 한번꼴로 통화하는 정도에 그친다는 것이다.
2018년 한 행사에서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한 이들의 관계는 2019년 일론 머스크 CEO가 오픈AI를 떠나고 MS가 오픈AI에 10억달러를 투자하며 본격화됐다. 이어 '챗GPT' 출시를 통해 양사는 각각 최고의 자리에 오르며 가장 성공적인 파트너십으로 꼽혔다.
이어 나델라 CEO는 2023년 11월 알트먼 축출 당시 그를 영입하겠다는 뜻을 밝혔을뿐더러, 그의 복귀를 돕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런 관계는 이미 끝났으며, 2030년까지 형식적인 계약만을 남겨 뒀다는 평이다.
계기로는 MS가 오픈AI의 기술 의존을 줄이기 위해 구글 딥마인드 창립자인 무스타파 슐레이먼 인플렉션 CEO를 영입한 것이 꼽혔다. 술레이먼 CEO는 자체 모델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오픈AI가 추론 모델 'o1'을 출시하며 핵심 기술을 파트너인 MS에 공유하지 않았다는 것에 격분해 당시 CTO였던 미라 무라티에게 전화를 걸어 소리를 지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MS의 앙숙인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CEO는 공개 석상에서 술레이먼 때문에 두 회사의 관계가 깨졌다고 밝히며 이를 비웃은 바 있다.
또 오픈AI는 MS와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일명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었나, 이는 알트먼 축출 사태로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오픈AI는 나중에 MS의 컴퓨팅 인프라 지원이 충분하지 않다고 불만을 터뜨린 적도 있다.
결국 이를 계기로 오픈AI는 현재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발판이 되는 소프트뱅크-오라클 연대를 구축했고, 컴퓨팅 지원에 대한 독점 파트너십을 끝내게 됐다. 양사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말이 집중적으로 나온 것도 이 시기를 전후해서다.
여기에 오픈AI의 영리기업 전환에 따라 기존 최대 주주인 MS와 지분 배분 등을 두고 이견을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양사는 과거 파트너십 체결 당시 오픈AI가 AGI를 달성하면 파트너십을 끝낸다는 조항을 계약에 포함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알트먼 CEO는 올해 초부터 AGI 달성이 가까워졌다는 말을 블로그와 인터뷰를 통해 집중 부각했다. MS와의 관계를 끊기 위해서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나델라 CEO는 지난 2월 한 팟캐스트에 출연, "AGI를 달성했다는 일부 주장은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또 MS는 오픈AI와의 비공개회의에서 AGI를 달성했다는 주장에 기술이 못 미친다고 정식 반대했다. 이 때문에 오픈AI 임원진은 당황했다고 전해졌다.
주변의 시선이 따가워지자, 이들은 1월 말 X를 통해 셀카를 올리며 관계가 변함이 없다는 것을 과시했다. 하지만, 이 시기쯤에는 이미 각자의 길로 가는 것이 결정된 상황이다.
이로 인해 MS는 오픈AI의 컴퓨팅 인프라 지원에 대한 부담을 덜며 최근에는 데이터센터 임대 및 건설 계약을 잇달아 중단하고 있다.
또 오픈AI는 소프트뱅크라는 대안을 만들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달 무려 400억달러에 달하는 스타트업 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라운드 투자를 결정한 바 있다.
물론 이들이 공식적으로 결별을 선언할 가능성은 없다. 오픈AI는 영리 기업 전환을 위해 최대 투자자인 MS의 동의가 필요하고, MS는 자체 기술을 갖추기 전까지 오픈AI의 모델을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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