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K-방산은 글로벌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며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세 속에서 혁신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기업들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하지만 방위산업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진입 장벽이 높다고 느끼는 중소기업들이 많다. 필자는 방위산업 전문가로서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들이 K-방산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와 방법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서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이 다양하게 참여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중소기업 기술력 활용과 생산 다변화의 중요성
중소기업의 뛰어난 기술력을 활용하고 더 많은 기업이 방위산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와 정보를 제공하여 생산을 다변화하는 것은 방산 4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적인 시작점이다. 다양하고 혁신적인 중소기업들이 방산 생태계에 합류함으로써 무기체계의 개발 속도를 높이고, 비용 효율성을 개선하며, 특정 기술이나 부품에 대한 해외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이는 곧 안정적인 국방력 확보와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
1. 방위산업 진출을 위한 제도적 발판 마련
방위사업청을 비롯한 관련 기관들은 중소기업의 방위산업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성공적인 진출의 첫걸음이 된다.
방산혁신클러스터는 특정 지역에 방위산업 관련 연구개발, 생산, 시험평가 등 혁신역량을 집중시켜 시너지를 창출하는 사업이다. 중소기업은 클러스터 내에서 대기업, 연구기관 등과 협력하여 기술 개발 및 사업화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현재 지정된 방산혁신클러스터(창원, 대전, 구미 등)의 운영 계획과 참여 기업 현황을 면밀히 검토하고, 자사의 기술력과 연관성이 높은 클러스터를 선택하여 참여를 신청하고, 클러스터 내 네트워킹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잠재적 파트너를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다.
방위사업청은 중소기업의 방위산업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기술 개발 지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국방 연구개발 과제 참여, 민군 겸용 기술 개발 지원 등을 통해 초기 연구개발 비용 부담을 줄이고 기술 상용화를 도모할 수 있다. 방위사업청 및 국방과학연구소(ADD) 홈페이지에서 매년 공고되는 기술 개발 사업 공고를 주시하고, 자사의 핵심 기술이 적용될 수 있는 과제를 선별하여 제안서를 제출하고, 사업 선정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선 국방 분야에 대한 이해와 명확한 기술 로드맵 제시가 필수적이다.
절충교역은 해외 무기 도입 시 국내 산업 발전과 연계된 반대급부를 받는 제도다. 국내 중소기업은 절충교역을 통해 해외 방산 대기업의 기술 이전 또는 공동 생산 등에 참여하여 글로벌 시장 진출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 절충교역 대상 사업이 공고되면, 해당 사업에 필요한 기술 또는 제품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자사의 역량을 어필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해외 방산기업과의 네트워크 구축 및 공동 사업 기획 능력이 중요하다.
2. 해외 부품 국산화, 기술력으로 자주국방과 경제성장 동시 달성
해외 의존도가 높은 핵심 부품의 국산화는 자주국방 역량을 강화하고, 국내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막대한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는 중요한 과제다.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들이 해외 부품 국산화에 성공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해외 부품 국산화의 중요성과 중소기업의 역할은 해외 부품 의존은 무기체계 생산 및 운용 유지의 불안정성, 기술 종속 심화, 막대한 외화 유출, 국방 예산 낭비 등의 문제점을 일으킨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K-방산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핵심 부품의 국산화가 필수적이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이 투자하기 어려운 틈새 기술, 소량 다품종 생산이 필요한 특수 부품 등에서 특화된 기술력과 민첩성을 발휘하여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해외 부품 국산화를 위한 접근 방법은 기술 분석 및 국산화 대상 선정: 방위사업청의 '무기체계 부품 국산화 개발 지원 사업' 공고를 활용하거나, 해외 도입 무기체계 중 수급 불안정, 높은 가격 등으로 국산화가 시급한 부품을 자체적으로 분석하여 과제를 제안할 수 있다. 국방기술진흥연구소(KRIT) 등의 수요-공급 매칭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기술 개발 및 상용화 전략으로 해외 부품의 역설계 및 재설계를 통해 국산화의 기반을 마련하고 성능을 향상하는 전략을 사용하여, 대기업, 연구기관, 대학 등과의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부족한 기술력과 인프라를 보완하고, 정부 지원 사업(예: 방위사업청 '무기체계 부품 국산화 개발 지원 사업', '핵심 부품 국산화 사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개발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A사는 지대공 미사일 '천마' 핵심 부품 국산화 (GaN RF 반도체)를 하여 육군의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 체계인 '천마(K-31)'용 핵심 부품인 고주파 신호 발생 모듈 결합체 국산화에 성공했다. 첨단 신소재/신기술에 주목하고, 독자적인 핵심 기술 역량을 강화하며, 국산화 성공 시 수출 연계 가능성까지 고려하여 정부 지원을 끌어내야 한다. 수요 대기업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모색하고, 정부의 공동투자형 R&D 사업을 활용하여 초기 개발 비용 부담을 줄이고, 민수 기술의 방산 전환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타진하는 것도 중요하다.
B사는 3,153종의 방산 부품 국산화하여 992억 원의 국방 예산을 절감하는 데 기여한 중견기업이 있다. 꾸준히 틈새 부품부터 국산화를 추진해왔기 때문에 가능했다. 장기적인 관점과 꾸준한 투자를 통해 틈새 부품부터 국산화를 시작하여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서 국산화를 통해 국방 예산 절감 효과를 명확히 제시하여 정부 및 수요 기관의 지원을 끌어낼 수 있다.
3. 방위산업 진출을 위한 실질적인 방법론
제도적 지원과 더불어 중소기업 스스로의 노력과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방위산업은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하지만, 모든 분야가 대기업의 전유물은 아니다. 드론, 사이버 보안, 인공지능(AI) 기반 소프트웨어, 특수 소재 등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연계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해당 분야에서 압도적인 기술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A사(드론기술)는 군사용 정찰/공격 드론 시장의 니즈를 파악하여 민수용 드론 기술을 군사용으로 고도화하고, 국방 무인체계 개발 사업에 참여하여 국방부의 드론 전력화 계획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B사(사이버 보안 솔루션)는 국방 시스템의 사이버 위협 증가에 주목하여 AI 기반의 지능형 보안 솔루션을 개발, 국방 관련 기관에 납품하며 국방 보안 시장의 강자로 부상했다. 자사의 핵심 기술이 국방 분야의 어떤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지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아직 대기업이 진출하지 않았거나 기술 수준이 낮은 틈새시장을 발굴하여, 기존 민수 기술의 국방 분야 적용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타진해야 한다. 단독으로 방산 시장에 진출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은 대학, 연구기관과의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기술력을 강화하고, 대기업의 협력업체로 참여하여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는 전략을 고려할 수 있다. 산학연 협력 및 대기업과의 상생 모델 구축하는 것이다.
C사(특수 소재 개발)는 대학 연구팀과 공동으로 차세대 국방용 특수 소재를 개발하고, 이를 필요로 하는 대기업 방산업체와 협력하여 국산 무기체계에 적용했다. 대기업은 안정적인 소재 공급처를 확보하고, C사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추가 사업 기회 창출할 수 있었다. 국방 관련 연구를 수행하는 대학 및 연구기관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공동 연구개발 과제에 참여하여 기술력을 입증하여, 대기업 방산업체들이 주최하는 협력업체 설명회나 기술 교류회에 적극적으로 참가하여 파트너십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
방위산업은 일반 민수 산업과는 달리 엄격한 국방 규격과 품질 기준을 요구한다. 초기부터 이러한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한 품질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인증을 획득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방위사업청에서 제공하는 국방 규격 및 표준 정보를 사전에 숙지하고, ISO 등 국제 표준 인증뿐만 아니라 국방 분야 특화된 품질 인증 획득을 추진하여, 내부 품질 관리 시스템을 강화하여 제품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방위산업은 정보의 비대칭성이 큰 분야입니다.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 국방기술진흥연구소 등 관련 기관의 동향을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방산 전시회, 세미나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관련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기적으로 방위사업청 홈페이지나 국방일보 등을 통해 국방 정책, 사업계획, 기술 동향 등을 확인하고, 국제 방산 전시회(ADEX 등)에 참가하거나 참관하여 최신 기술 트렌드를 파악하여 잠재적 바이어 및 파트너를 발굴해야 한다.
K-방산 시장은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에 무궁무진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단순히 대기업의 하도급을 넘어,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다양한 정부 지원 제도와 산학연 협력, 그리고 전략적인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방위산업의 새로운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다. 특히, 해외 부품의 국산화를 통해 자주국방 역량을 강화하고 생산 다변화를 이루는 것은 K-방산이 세계 4대 방산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전략이다. 위에 제시된 제도와 방법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구체적인 사례들을 벤치마킹하여 방위산업의 미래를 이끌어갈 중소기업들의 성공적인 진출을 응원한다. 변화와 혁신에 대한 의지만 있다면, K-방산의 문은 언제든 활짝 열릴 것이다.
양현상 전문 위원(한국국방융합기술연구소 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