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일론 머스크 CEO에 290억달러(약 40조3000억원) 상당의 신주를 부여했다. 앞으로 2년 동안 테슬라 CEO로서 로보택시와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동기를 주기 위해서라는 이유다.
테슬라는 3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머스크 CEO에게 9600만주의 임시 급여 패키지를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는 약 290억달러에 해당하며, 이를 수령하려면 2년간 테슬라 CEO 자리를 유지해야 한다.
이 회사의 이사회는 머스크 CEO가 2017년 이후 의미 있는 급여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2018년 급여 지급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머스크의 뛰어난 재능을 유지하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델라웨어 법원이 지난 2018년 테슬라가 머스크 CEO에 500억달러(약 69조 5000억원) 이상의 급여 패키지를 지급한 것이 부당하다고 판결한 데 따른 것이다. 주주들에게 보상 패키지에 대한 중요 내용을 제대로 밝히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로 인해 머스크 CEO의 지분이 상당수 사라지자, 법원의 결정에 반발해 항소 중이다. 만약 법적 분쟁에서 승리해 500억달러를 회복하게 되면, 이번 보상 패키지는 자동으로 사라진다.
현재 테슬라 주식의 13%를 보유 중인 머스크 CEO는 지난 2024년 1월 테슬라에 대한 지분이 적어 통제력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불평한 바 있다. 당시 X(트위터)를 통해 ”25%의 의결권 없이 테슬라를 AI와 로봇 분야의 선두 주자로 성장시키는 것은 불편하다”라고 밝혔다.
또 법원 판결에 반발하는 의도로 머스크 CEO는 법인 설립지를 델라웨어에서 텍사스로 이전했다.
하지만 외부 시선은 곱지 않다. 지난달 공개한 2분 실적 발표에서 최근 몇년 간 최악의 성적표를 공개했기 때문이다.
또 이날 로이터는 시장조사 기업 S&P 글로벌 모빌리티의 데이터를 인용, 테슬라의 고객 충성도가 지난해 여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 이유 대폭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2024년 6월 73%로 최고조에 달했던 테슬라의 고객 충성도는 지난 3월 49.9%로 바닥을 쳤다. 5월에는 57.4%로 상승, 업계 평균치를 유지했다.
톰 리비 S&P 애널리스트는 "고객 충성도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던 테슬라가 업계 평균 수준으로 급격히 하락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이렇게 짧은 기간에 이렇게 급격한 하락세는 본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