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는 방산·우주 산업을 통해 지역의 구조적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확고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지역을 살리는 차원을 넘어, 국가 방위산업의 공급망을 강화하고 균형 발전을 이루는 중요한 도전이 될 수 있다.

여수시는 방산·우주 산업을 단순히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보유한 강력한 산업 인프라를 고도화하고 진화시키는 독특한 전략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는 여수가 가진 세계적 수준의 정밀 화학·소재 기반을 활용하는 데서 시작한다. 방산·우주 분야의 첨단 무기 체계는 초경량·고강도 소재 없이는 불가능하며, 여수 국가산업단지에서 생산되는 탄소섬유 복합소재, 내열·내산화 코팅 소재 등은 미사일, 위성, 무인 체계의 핵심 소재가 될 수 있다.

또, 여수는 수소 경제 인프라를 방산·우주 산업과 전략적으로 연계하고 할 수 있다. 수소는 단순한 친환경 에너지원을 넘어, 미래 전장의 중요한 동력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수소 연료전지는 장시간 체공이 필요한 무인기, 잠수함, 그리고 우주 발사체에 적용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수의 수소 생산 및 충전 인프라는 민군 겸용 기술로 발전시켜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해양·항만 인프라는 여수의 또 다른 전략적 가치다. 남해안에 위치한 여수 항만은 대형 장비의 해상 수송, 조립 및 해군 군수 물자 지원에 최적화되어 있다. 스마트 항만으로의 발전은 무인 감시정, 수중 무인정(USV, AUV) 등의 실증과 운용을 가능하게 하여 해양 방위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 국가와 지방의 전략적 시너지

여수의 방산·우주 산업 도전은 지방의 생존 전략이 국가적 목표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다. 이는 정부의‘123대 국정목표’중 '첨단 전략산업 생태계 조성' 및 '방위산업 경쟁력 강화'와 정확히 일치하며, 수도권에 집중된 방산·우주 생태계를 남해안권으로 전략적으로 분산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이는 국가 안보와 국토 균형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 이러한 노력은 전라남도의 동반성장 추진 전략과도 궤를 같이한다. 전남도는 수소, 이차전지와 함께 '방산·우주'를 핵심 미래 신산업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여수의 추진은 이 전략을 구체화하는 선도적 사례가 될 것이다. 이를 통해 대기업과 지역 중소기업이 협력하는 동반성장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 고흥 우주산업 클러스터와의 시너지: 국방·우주 복합 생태계 구축

여수의 도전은 단순히 여수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고흥 우주산업 클러스터와의 연계를 통해 전남 동부권 전체를 국방·우주 복합 생태계로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고흥이 우주발사체 제조, 조립, 시험 등 최종 단계를 담당한다면, 여수는 발사체에 필요한 첨단 소재와 부품을 공급하는 수직적 공급망의 핵심 역할을 맡을 수 있다. 이러한 상호 보완적 관계는 국가 안보와 민간 우주 시장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고흥 나로우주센터는 군사 위성 발사에 최적화된 입지를 제공하고, 여수에서 생산되는 첨단 소재 및 부품은 군사 위성의 성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 도전 과제와 제언

여수의 성공적인 도전을 위해서는 몇 가지 중요한 장벽을 넘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의 적극적인 역할이다. 정부부처를 중심으로 국가 차원의 특화 지구 지정과 R&D 예산의 전략적 투자가 필수적이다. 여수를 단순한 생산 기지가 아닌 ‘'소재·부품·융합기술 R&D 클러스터'로 육성해야 한다.

또, 민군 협력의 혁신적 모델을 창출해야 한다. 전남대학교와 같은 지역 대학의 연구 역량, 여수의 산업 인프라, 그리고 군의 수요를 연결하는 실험적 플랫폼을 조성해야 한다. '민군기술협력센터' 설립 등을 통해 민간의 첨단 기술이 방위 분야에 빠르게 적용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여수의 방산·우주 도전은 단순한 지역 경제 활성화 프로젝트를 넘어, 지방 소멸을 극복하고 국가의 미래를 여는 혁신적인 모델이 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국가가 이 작지만 위대한 도전에 아낌없는 지원을 한다면, 여수는 단일 산업에 의존하는 도시에서 첨단 국가 전략 산업의 허브로 도약하는 새로운 신화를 쓰게 될 것이다.

양현상 전문 위원(방산우주산업연구소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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