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의 AI 칩 수출 금지 조치에 대응해 엔비디아와 AMD의 고성능 AI 칩을 대체할 수 있는 자체 반도체 개발에 나서고 있다.(사진=엔비디아)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의 AI 칩 수출 금지 조치에 대응해 엔비디아와 AMD의 고성능 AI 칩을 대체할 수 있는 자체 반도체 개발에 나서고 있다.(사진=엔비디아)

중국 반도체 스타트업이 에이엠디(AMD)나 엔비디아(NVIDIA)의 것보다 성능이 우수한 인공지능(AI)칩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대중국 AI칩 수출 금지 조치가 오히려 중국에 자체 반도체를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로이터는 9일(현지시간) 중국 스타트업 바이렌 테크놀로지가 AMD나 NVIDIA 제품보다 성능이 우수해 보이는 범용 GPU ‘BR100’을 선보였다며 '미국의 수출 규제 조치가 오히려 중국 내 반도체 개발 기업에게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의 분석기사를 게재했다.

로이터는 이 기사에서 '중국 내 AI칩 신생 기업의 부상은 핵무기 설계 등 군사 무기에 필요한 컴퓨팅 도구의 중국 개발을 늦추려는 미국의 계획을 무력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고정밀 컴퓨터 시뮬레이션 실행에 사용하던 NVIDIA 및 AMD 칩을 중국산 AI칩으로 대체할 수 있다면 미국의 중국 수출 금지 전략은 사실상  실패하는 셈이다.

과거에도 미국은 인텔 칩이 중국의 고성능 컴퓨터 개발에 사용되는 것을 막았지만 중국이 독자적인 슈퍼컴퓨터용 칩을 설계하는데 성공해 결과적으로 그 조치는 실패했다.

바이렌은 BR100 칩을 개인 데이터 센터 및 클라우드 고객에게 판매할 계획이며, 군대에는 판매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현실적으로 이것이 가능할 지는 의문이다.

바이렌은 범용 GPU(GPGPU) ‘BR100’을 출시했다.(사진=바이렌)
바이렌은 범용 GPU(GPGPU) ‘BR100’을 출시했다.(사진=바이렌)

바이렌의 첫 제품인 'BR100'은 1074㎟ 면적에 77억개 트랜지스터를 집적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 제품이다. FP32(32비트 부동소수점) 기준 256 테라플롭스(TFLOPS)에 달하는 성능을 낼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GPU 가운데 하나다.

대만 TSMC의 7나노(nm) 공정에서 제조한다. 특히 이 칩은 AI 구현을 위한 이미지 처리와 자연어 처리 등에서 효과적이다.

바이렌은 또 NVIDIA 소프트웨어 플랫폼 '쿠다(CUDA)'와 경쟁할 수 있는 '수파(SUPA)'라는 자체 소프트웨어 플랫폼 및 프로그래밍 모델을 함께 제공한다.

중국의 고성능 AI반도체 설계 능력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이 반도체 업계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중국에서는 현재 바이렌 이외에도 캠브리컨, 알리바바 그룹 계열의 핑투게, 일루바타 코어X, 덩린 테크놀로지, 바스타이 테크놀로지, 메타X 등이 엔비디아의 대안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시장분석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 정부가 지원하는 펀드인 상하이 궈성 그룹과 여러 미국 연기금, 힐하우스 캐피털 등의 중국의 반도체 스타트업들에게 지난 수년간 25억달러(약 3조4000억원)를 투자했다. 역설적이게도 미국 자본의 도움이 적지 않았다.

박찬 위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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