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해 6월 대만에서 열린 컴덱스에 참가, 'GH200 그레이스 호퍼 슈퍼칩'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셔터스톡)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해 6월 대만에서 열린 컴덱스에 참가, 'GH200 그레이스 호퍼 슈퍼칩'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셔터스톡)

엔비디아가 GPU 영향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체 인공지능(AI) 전용 칩을 제작하는 기업들까지 끌어안기에 나섰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메타는 물론 오픈AI와 접촉, 전용 AI 칩 제작 지원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9일(현지시간) 정통한 소식통 9명을 인용, 엔비디아가 클라우드 컴퓨팅과 AI 기업을 위한 맞춤형 AI 칩 설계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사업부를 구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최근 아마존과 메타, MS, 구글, 오픈AI 등과 만나 맞춤형 칩 제작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움직임은 AI의 폭발적인 성장에 따라 주요 AI 및 클라우드 기업이 엔비디아의 주력 제품인 'H100'이나 'A100' GPU를 대신할 맞춤형 AI 전용 칩 제작에 나서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

엔비디아는 전 세계 AI 칩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고 있으며, 고가에도 불구하고 몰려드는 수요를 맞추지 못할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H100과 A100 GPU는 '범용 다목적 AI 프로세서'로, 특정 목적을 위해 고가의 GPU를 무조건 사용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한다. 그렉 레이쵸 이클립스 벤처스 총괄 파트너는 "전력이나 애플리케이션 비용을 최적화하려면 H100이나 A100에만 의존할 필요는 없다"라며 "기업 컴퓨팅 용도에 맞춰 필요한 칩을 혼합해 사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빅테크들은 자신들의 요구에 맞게 맞춤형 AI 칩 개발에 속속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GPU 의존도를 낮추고 전력 소비 효율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구글은 이미 2016년 AI 전용 칩 'TPU'를 선보이고 계속 업그레이드 중이다. 지난해 아마존은 '인퍼런시아'라는 AI 칩을, MS는 '마이아'와 '코발트'라는 자체 칩을 공개했다. 메타는 최근 '아르테미스'라고 하는 자체 제작 칩을 올해 안으로 투입할 것이라 발표했다. 오픈AI 역시 지난해 10월 자체 AI 칩 제작을 검토, 인수 대상까지 물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세대 TPU 64개가 장착된 ‘TPU 팟’ (사진=구글)
차세대 TPU 64개가 장착된 ‘TPU 팟’ (사진=구글)

특히 맞춤형 AI 칩 시장이 커지며 브로드컴이나 마벨 테크놀로지 등이 이 분야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 기관인 650 그룹의 앨런 에클은 데이터 센터 맞춤형 칩 시장은 올해 최대 100억달러(약 13조3300억원), 2025년에는 200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 찰스 시 니드엄 애널리스트는 더 광범위한 범위의 맞춤형 칩 시장은 2023년 약 300억달러 규모로, 글로벌 연간 칩 판매량의 약 5%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현재 데이터 센터용 맞춤형 칩 설계는 브로드컴과 마벨이 연간 100억달러와 20억달러(약 2조66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주도하고 있다. 칩 제조는 대부분 TSMC에 맡긴다.

이 상태에서 엔비디아가 참가할 경우 두 회사에는 큰 위협이 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로이터 보도 이후 엔비디아의 주가는 2.75% 상승했으며, 마벨은 2.78% 하락했다.

전 마벨 임원이었던 다이나 매키니가 엔비디아의 맞춤형 AI 부서를 이끄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링크드인 프로필에는 " 클라우드, 5G 무선, 비디오 게임 및 자동차 분야의 고객이 기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팀의 목표"라고 나와 있다. 

그러나 공식 논평 요청 이후 내용이 사라졌다. 엔비디아와 아마존, 구글, MS, 오픈AI 등도 논평을 거부했다.

실리콘 연구 그룹 세미애널리틱의 딜란 파텔 설립자는 "엔비디아의 맞춤형 칩 참가는 브로드컴과 마벨에는 진정한 위협"이라며 "이 분야에도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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