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4일] 수노의 iOS 출시가 '마지막 승부수'인 이유는

‘음악판 소라’로 평가되는 수노가 iOS 앱을 출시했다는 소식에 "음악 생성 AI의 중요한 분수령"이라는 표현이 등장했습니다.

미국 스타트업이 앱 하나 출시한 것이 뭐 대수로운 일이냐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통해 AI 저작권 문제가 걸려 있는 대다수 스타트업의 현실을 엿볼 수 있습니다. 

저작권 소송을 경험한 사람들은 알겠지만, 저작권은 '있다 없다'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타이밍'입니다. 즉 저작권으로 돈을 벌 수 있느냐가 소송의 원인이 됩니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는 말도 안 되는 콘텐츠들이 가끔 등장합니다. 몇년 전 등장한 한 게임에는 어벤져스부터 해리포터까지 유명 캐릭터가 한꺼번에 등장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블이나 워너브라더스 같은 저작권자들은 이런 사례를 일일이 모니터링하기도 어렵고, 만약 인지한다고해도 소송을 진행하는 것이 번거롭고 비용이 들기 때문에 지켜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자신의 IP로 돈을 번다는 소식이 들리면, 그때부터는 상황이 달라집니다. 

이제까지 생성 AI 서비스로 돈을 번다는 스타트업은 별로 없었습니다. 오픈AI에 유독 소송이 집중되는 이유는 돈을 벌기 때문입니다. 앤트로픽이나 퍼플렉시티가 최근 데이터 문제로 자주 도마 위에 오르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입니다.

수노가 최근 유명 음반 제작사들로부터 소송을 당한 것도 1700억원에 달하는 투자가 몰렸기 때문입니다. 

당장은 수익 모델이 없지만, iOS에서 큰 인기를 끌고 음원이 상업적으로 활용할 정도가 되면 문제가 더 커집니다.

같은 날 런웨이도 동영상 생성 AI를 유료로 출시했습니다. 이 또한 인기를 끌면, 영화사들이나 유튜브 등 플랫폼이 가만히 있을 리 없습니다.

다른 곳과 달리 오픈AI가 '소라'를 아직 공개하지 않는 것은 딥페이크 등 안전 문제 때문은 아닙니다. 소라가 공개되면, 저작권자들의 소송이 이어질 것이 뻔합니다. 이 때문에 오픈AI는 소라 공개 직후부터 할리우드 주요 제작사들과 파트너십을 논의 중입니다. 단순히 소라를 사용해달라는 협업 차원이 아닙니다.

게다가 올 하반기에는 미국 저작권청의 보상 가이드라인이 등장할 예정입니다. 사실 수노가 음반사에 보상을 하지 않고 서비스를 계속할 가능성은 작다고 보입니다. 다만 큰돈을 모으면 보상안 협상에 나설 수 있으며, 별 반응이 없다면 회사를 접거나 사업 방향을 바꾸는 것이 당연한 순서입니다. 

2000년대 초반 MP3 P2P 공유로 큰 인기를 얻었던 냅스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음반사로부터 거액의 배상 소송을 당하자, 회사를 접었습니다. MP3 무료 공유로는 돈을 벌기 어려웠던 겁니다.

이 문제는 생성 AI 스타트업 전체의 문제도 대변하고 있습니다. 알려진 대로 AI 모델 개발에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돈을 못 버는 데다 저작권 부담까지 안고 있으면, 사업을 지속할 이유가 없습니다. 올해와 내년 중 상당수 생성 AI 스타트업이 문을 닫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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