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개막 이틀째가 지났습니다. 어지간한 주요 기업들은 발표를 다 쏟아냈고, 현장에서 들어오는 뉴스도 점차 줄고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 가장 주목받은 것은 예측과 달리, 인공지능(AI)이 아니었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최고 스타로 보입니다. 시가총액 세계 최고 자리를 다투는 기업의 CEO답게 CES 키노트와 기자회견, 현장 인터뷰 등을 통해 소식이 끊기지 않고 있습니다. 

AI타임스도 벌써 황 CEO 관련 기사를 4개나 소개해 드렸습니다. CES 키노트에서 "로봇의 '챗GPT 순간'이 왔다"라고 밝힌 것과 에이전트 모델을 공개한 것은 물론, GPU를 넘어 CPU 생산에도 참여하겠다는 소식트럼프 당선인을 만나고 싶다는 내용 등입니다.

사실 이 말고도 뉴스는 더 있었습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매우 유용한 양자 컴퓨터가 시장에 나오려면 15~30년이 걸릴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양자 칩에 포함된 큐비트가 현재 100만배 정도로 늘어나야 실용성이 생긴다는 설명입니다.

이 때문에 지난해 말 구글의 양자 칩 공개로 달아올랐던 이 분야는 찬물을 뒤집어썼습니다. D-웨이브라는 업체는 하루 만에 주가가 45% 가까이 폭락했습니다.

황 CEO는 삼성전자의 메모리 문제도 거론했습니다.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이 GPU에 고대역 메모리(HBM)를 탑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HBM으로 성공할 것을 확신한다"라고 말한 것입니다. 이 때문에 삼성은 이날 기대에 못 미치는 분기 실적을 발표하고도 주가는 최대 3.1%까지 올랐습니다.

그는 최태원 SK 회장과 만나 HBM 공급 일정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엔비디아가 '무어의 법칙'을 뛰어넘는다고 밝힌 것도 화제가 됐습니다. 테크크런치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아키텍처와 칩, 시스템, 라이브러리, 알고리즘을 모두 동시에 구축할 수 있다"라며 "그렇게 하면 무어의 법칙보다 더 빨리 움직일 수 있다. 전체 스택을 혁신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무어의 법칙은 컴퓨터 칩의 트랜지스터 수가 2년마다 두배로 늘어나는 등 성능이 두배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지난 수십년 동안 칩은 성능이 크게 발전하고 가격이 내려갔습니다.

최근 몇년 동안 무어의 법칙은 둔화했지만, 엔비디아는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기술을 통해 칩 성능을 더 빠르게 높이고 가격은 더 내릴 수 있다는 말입니다. 실제로 최신 데이터센터 슈퍼 칩이 이전 세대보다 추론을 실행하는 데 30배 이상 빠르다고 밝혔습니다.

황 CEO는 "무어의 법칙은 컴퓨팅 비용을 낮췄기 때문에 컴퓨팅 역사에서 매우 중요했다"라며 "같은 일이 추론에서도 일어날 것입니다. 우리는 성능을 높이고 추론 비용을 낮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밖에도 '블랙웰' GPU 대량 생산이 늦어질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블랙웰은 완전 생산 가동 중으로, 모든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가 이제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라고도 강조했습니다. 

그 예로 "약 15개 컴퓨터 제조업체의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으며, 약 200개의 다른 다른 구성으로 제작되고 있다"라며 "이를 제조하는 공장은 45곳에 달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황 CEO의 키노트를 보기 위해 몰려든 1만여 관중 (사진=엔비디아)
황 CEO의 키노트를 보기 위해 몰려든 1만여 관중 (사진=엔비디아)

키노트 영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지만, 황 CEO의 연설을 보기 위해서 1만여명이 현장을 찾아 시작 몇시간 전부터 줄을 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런 일은 CES에서는 아주 드문 일입니다. 그리고 예년 키노트 현장 관객의 몇배를 넘는 수준입니다.

하긴 황 CEO만큼 이번 CES의 성격과 잘 어울리는 인물은 없을 것입니다. 엔비디아는 AI와 에이전트는 물론, 로봇과 자율주행, 헬스케어, 제조업 등 산업 전 분야에 발을 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속가능성이니 인간 안전 기술이니 추상적인 이야기보다 기술 흐름을 가장 잘 대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CES를 주최하는 미국 소비자 기술협회(CTA)는 황 CEO의 덕을 크게 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반면, 내년에는 누가 키노트에 등장할지 모르지만, 비교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어 8일 주요 뉴스입니다.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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