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AI 액션 서밋'에서 미국의 AI 산업 주도 의지를 강력히 표명하며 유럽과 중국을 견제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유럽연합(EU)의 AI 규제 정책이 미국 기업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비판하며 공동 성명 서명을 거부했다.
로이터는 11일(현지시간) AI 액션 서밋 연설자로 나선 밴스 부통령이 "미국의 AI 기술이 세계 최고의 표준을 유지하도록 할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내에서 가장 강력한 AI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나는 AI 안전성보다, 기회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AI가 경제 혁신, 일자리 창출, 국가 안보, 의료, 표현의 자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이끌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AI 활용을 확대하려는 국가와 기업들이 반드시 선택해야 할 파트너"라고 주장했다.
유럽의 과도한 AI 규제가 산업 발전을 저해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I 산업 초기 단계에서 과도한 규제는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라며 "AI 기술 발전을 촉진하는 규제 체제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또 유럽을 향해 "두려움보다는 낙관적인 태도를 가져야 한다"라며 "미국에서 최첨단 AI가 개발될 수 있었던 것은 개방적인 규제 환경 덕분"이라고 말했다.
유럽의 AI 규제가 미국 IT 기업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가장 생산적인 기술 기업들이 EU의 디지털 서비스법(DSA)에 대응해야 하며, 소규모 기업들은 일반정보보호규정(GDPR) 준수를 위해 막대한 비용을 감당하거나 높은 벌금을 물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중국에 대한 경고도 이어졌다. 밴스 부통령은 ”일부 권위주의 정권은 AI를 훔쳐 군사 정보와 감시 역량을 강화하고, 외국 데이터를 수집하고, 다른 국가의 국가 안보를 훼손하는 선전을 만드는 데 사용했다”라며 ″우리는 그런 노력을 완전히 차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지목하지는 않았으나, 중국 정부는 물론 오픈AI 기술을 베끼거나 엔비디아 칩을 불법으로 활용했다는 의혹을 받는 딥시크 등 중국 기업들을 비난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에서는 AI 기술 개발의 개방적, 포용적, 윤리적 접근을 약속하는 공동 선언문이 발표되었으며, 프랑스, 중국, 인도, 한국, 일본 등 60개국이 서명했다. 그러나 AI 강국인 미국과 영국은 이에 동참하지 않았다.
미국의 거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세계경제포럼(WEF)을 통해 EU를 비난하며 예고된 셈이다.
또 2023년 AI 액션 서밋을 처음 개최한 영국 역시 이번 회의를 주도한 프랑스를 견제하는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 강화를 위해 미국과 보조를 맞춘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