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시집 『거미줄에 걸린 햇살』 출간

땅끝 마을 전남 해남 시골마을에서 텃밭을 일구며 시를 짓는 염정금 시인의 세 번째 시집 '거미줄에 걸린 햇살' 표지.
땅끝 마을 전남 해남 시골마을에서 텃밭을 일구며 시를 짓는 염정금 시인의 세 번째 시집 '거미줄에 걸린 햇살' 표지.

지역신문 기자에서 등단 시인으로, 시골마을에서 텃밭을 일구며 시를 짓는 염정금 시인의 시 세계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그녀는 세 번째 시집이자 디카시집 『거미줄에 걸린 햇살』을 발간하며 삶의 풍경을 짧은 언어와 사진으로 기록했다.

염 시인은 순천투데이 기자로 활동하던 중 월간 시(SEE)지의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수상작은 현대적 일상에서 언어의 감각을 빚어낸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심사위원 심상운 평론가는 "현대시에서 필수적인 생활감각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염 시인의 시는 단순한 기교가 아닌 언어의 기호성과 일상의 깊이를 새롭게 직조하는 방식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간다.

염 시인의 첫 시집 『밥은 묵었냐, 몸은 괜찮냐』(2020, 문화발전소)는 제목부터 독자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단순한 안부 같지만 그 속엔 한국 서민의 정서와 기억, 그리고 날카로운 현실 비판이 녹아 있다. 

시인 이승하 중앙대 교수는 "시인의 시 세계는 먹는다는 문제를 통해 시대와 정치에 대한 풍자를 드러낸다"며 "보리밥 고봉 같은 시"라고 평했다.

염 시인은 순천대학교 평생교육 문예창작과를 수료하고, 동서문학상 시·수필 부문에서 각각 맥심상을 수상하며 문학적 재능을 넓혀왔다.

또한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순천투데이 기자, 시사21 기자, 내일신문 리포터 등으로 꾸준히 사회의 현장을 기록해왔다.

해남의 자연과 시골 일상, 시로 다시 피어나다

염정금 시인
염정금 시인

순천을 떠나 전남 해남으로 귀촌한 지 4년, 염 시인의 시는 더욱 내밀한 삶의 체온을 담기 시작했다.

"뒤안 대숲바람에 잠이 깨고, 논개구리 우는 밤이면 논두렁을 걷는다"는 고백처럼, 그녀의 시에는 삶과 자연의 조화, 흙살의 순환이 고스란히 담긴다.

두 번째 시집 『생이 시가 되다』는 이러한 시골 일상 속 감정의 절정을 담았다.

허형만 시인은 해설에서 "농촌 시인으로서 흙살을 일구며 생명성을 노래한다"며 "자신을 성찰하고 시대의 아픔을 함께 짊어진 시인"이라고 평했다.

디카로 담은 순간들… 『거미줄에 걸린 햇살』 출간

2025년, 염 시인은 디카시집  『거미줄에 걸린 햇살』을 통해 사진과 짧은 글로 다시 한 번 독자와 만난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예술인창작준비금 지원사업을 통해 출간된 이번 시집은, 일상 속 풍경들을 디지털카메라에 담고 그 순간에 얽힌 단상을 시로 옮겼다.

그녀는 "찰나에 반짝이는 순간들이 감전처럼 다가와 시가 된다"며, "사진 속 세상은 언어가 미처 닿지 못한 내력과 사연을 말해준다"고 설명했다.

『거미줄에 걸린 햇살』에는 총 70여 편의 디카시가 실렸다. 길가에 핀 꽃, 마당의 그림자, 대숲 사이 바람 같은 장면들이 짧지만 강렬한 언어와 함께 독자의 마음을 두드린다.

시로 전하는 위로, 시로 건네는 질문

염정금 시인의 시는 격식을 넘어서 있다. 그녀는 "시인이 되려 했다기보다, 시를 오래 쓰다보니 시인이 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녀의 시 속에는 기자의 현장감각과 서민의 시선, 여성의 감성이 오롯이 녹아 있다.

'내 시도 에스프레소처럼 농축되어 세인의 내면을 흔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처럼, 염 시인은 짧은 문장 안에 삶의 진실과 사회를 향한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시를 통해 정서적 아름다움을 전달하는 우체부가 되고 싶다." 염정금 시인의 말처럼, 그녀의 시는 일상을 감싸는 작은 온기를 담고 있다.

때로는 따스한 국밥처럼, 때로는 날선 풍자처럼, 그리고 때로는 거미줄에 걸린 햇살처럼 섬세하고 반짝이며, 살아 있는 언어로 독자의 곁에 놓인다.

▪염정금 시인 주요 이력
순천투데이·시사21 기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2015년 월간 시 추천시인상 등단, 동서문학상 시·수필 부문 맥심상 수상, 시집 『밥은 묵었냐 몸은 괜찮냐』(2020), 시집 『생이 시가 되다』(2022), 디카시집 『거미줄에 걸린 햇살』(2025).

양준석 기자 kailas2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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