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혁신산업단지(나주혁신산단)는 전남 서부권에서 가장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는 산업단지다. 인공지능(AI)과 에너지 산업을 중심으로 조성된 이 산단은, 기존 제조업 위주 산단과는 다른 방향으로 디지털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나주혁신산단 (사진=나주시)
나주혁신산단 (사진=나주시)

특히 나주혁신산단은 현재 고용률은 45%로 낮지만, 기술도입률은 70%에 달해 전국 주요 산단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나주혁신산단이 양적 성장보다는 고도화된 기술 기반 산업단지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게다가 최근 5년간 산업재해 이력은 단 3건에 불과해, 안전 측면에서도 매우 양호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기업 수가 아직 많지 않아 고용 창출 효과는 제한적이며, 에너지 기반 중심 클러스터의 특성상 제조업 중심 대규모 인력 수요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이 점은 향후 나주혁신산단의 전략적 방향 설정에 중요한 과제가 된다.

나주혁신산단, AI와 에너지로 다시 그리는 청사진

첫째, AI 기반 에너지관리 시스템 테스트베드 구축이다. 나주혁신산단은 대한민국에서 드물게 'AI 기반 에너지 최적화'를 핵심 키워드로 삼고 있다.

향후 산단 내 모든 전력 소비, 재생에너지 생산량, 저장 배터리 운용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최적화하는 AI 에너지 관리 시스템(AI-EMS)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에너지 비용 절감, ▲탄소배출 최소화, ▲전력 공급 안정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으며, 나주는 이 시스템을 전국 또는 글로벌 시장에 판매하는 상용화 테스트베드로 성장할 수 있다.

둘째, 데이터센터·배터리 관련 기업 유치다. 혁신산단은 상대적으로 넓은 부지와 안정적인 전력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데이터센터와 배터리 관련 기업 유치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 전용 부지 조성, ▲장기 전력요금 인하 혜택, ▲배터리 리사이클링 및 2차전지 관련 기업에 대한 세제 인센티브 강화 등 공격적인 기업 유치 정책이 필요하다.

특히, 국내외 배터리 제조사 및 데이터 기업들이 탄소중립형 데이터센터를 선호하는 만큼, 재생에너지-ESS 연계형 전력공급 모델을 패키지로 제안할 경우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셋째, AI 에너지 전문인력 양성이다. 산단 활성화에는 결국 사람이 필요하다. 따라서 나주혁신산단 인근 대학·연구기관과 협력하여 ▲에너지 AI 분석가, ▲스마트그리드 엔지니어, ▲배터리 데이터 매니저 양성 과정을 신설해야 한다.

단순 기술 교육이 아니라, 실습 중심 현장맞춤형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수료 후 산단 내 기업으로 즉시 취업할 수 있는 매칭 시스템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나주 혁신산단 에너지기술연구소 조감도 (사진=나주시)
나주 혁신산단 에너지기술연구소 조감도 (사진=나주시)

AI·에너지 클러스터, 지역경제에 미칠 긍정적 파급효과

▲고부가가치 일자리 창출 - 데이터 분석, 에너지 최적화, 배터리 기술 등 첨단 산업 기반의 고급 일자리가 증가하면서, 청년 인재 유입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지속가능한 산업단지 모델 제시 - 탄소중립, 에너지 자립형 스마트 산단 모델을 성공적으로 구현할 경우, 다른 지역에도 확산 가능한 모범 사례가 된다.

▲전남 서부권 산업구조 다변화 - 기존 농수산업, 전통 제조업에 더해 AI와 에너지 산업이 결합되면서, 전남 서부권 경제의 미래 먹거리를 확장할 수 있다.

나주혁신산단 디지털 전환 추진을 위한 정책 제안으로 ▲AI-EMS 상용화 특구 지정 경우, 정부 차원에서 나주혁신산단을 'AI 에너지 관리 상용화 특구'로 지정해 규제 완화, 세제 지원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또한 ▲데이터센터 전용부지 및 세제 패키지 마련은, 구체적인 타겟팅 전략(구글, 아마존, 네이버, KT 등)에 맞춰 맞춤형 유치 패키지를 설계해야 한다.

여기에 ▲AI 기반 에너지 인프라 R&D 지원 확대를 꾀하고, 산단 내 재생에너지, ESS, 수소 기반 전력관리 관련 AI 연구개발을 적극 지원하여 기술 선도 지위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나주혁신산단은 아직 고용규모나 가시적 경제효과에서는 광양산단, 목포신항에 비해 작은 편이다. 하지만 기술도입률과 사고율 관리 수준에서는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AI와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고도화된 디지털 전환이 가능하다.

산업 구조가 대전환되는 지금, 나주혁신산단은 "느리지만 정확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디지털·에너지 융합형 첨단 산단으로서, 나주는 전남의 새로운 산업지도를 그리는 중심지가 될 수 있다.

양준석 기자 kailas2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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