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의 대학생들이 학업을 중단하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 밸리로 창업을 위해 몰려든다는 소식은 이미 전해 드린 바 있습니다. 얼마 전 메타의 최고 AI책임자로 영입된 알렉산드르 왕 창립자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그는 불과 28살의 나이에 스케일 AI를 글로벌한 데이터 업체로 키웠고, 이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AI 인물 중 하나로 꼽히게 됐습니다.
1조달러 기업을 만들겠다며 명문대 졸업까지 포기하고 창업에 뛰어든 젊은이들이 어떤 노력을 기울일지는 상상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실리콘 밸리에는 이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성공 공식이 생겨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11일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의 AI 스타트업 창립자들은 성공을 위해 '9-9-6'이라는 공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하루 12시간 동안 주 6일 근무하는 것입니다. 주말에도 쉬지 않습니다. 반나절 근무는 기본이라고 합니다.
"술도 없고, 잠도 없고, 재미도 없다(No Booze, No Sleep, No Fun)"라는 내용입니다. 노트북 외에는 모든 것을 포기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는 올해 초부터 간간이 들려왔습니다. 그러다 최근 메타의 인재 영입으로 인해 프로 스포츠 선수에 맞먹는 고액 연봉자가 등장하며 가속화된 분위기입니다.
WSJ은 28세의 마티 카우사스라는 스타트업 창립자를 예로 들었는데, 그는 3주 연속 92시간씩 일했다고 합니다. 이는 한주 중 76시간을 제외하고는 모두 일만 했다는 말입니다. 이 정도면 하루 14~15시간을 꼬박 일해야 가능한 수치입니다.
20대의 다른 스타트업 창립자들도 비슷한 생활 패턴으로 소개됐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빡빡한 시간을 쪼개서 사무실 밖으로 나가 업무와 관련된 사교 활동에 시간을 보낸다고 합니다. 사실상 잠이 드는 시간 외에는 업무와 관련 없는 시간은 없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돈을 아끼기 위해 업무 공간과 생활 공간으로 개조된 예전의 사무실 공간에서 한달 700달러(약 97만원)를 내고 생활합니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 우버이츠와 같은 배달 음식으로 연명하며, 수면 캡슐 같은 빽빽한 공간에서 잠을 청합니다. 하세압 울라라는 한 창립자는 "매일 밤 관에 들어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라며 "그것만 빼면 더 바랄 것은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아마 대부분 사람에게는 이들의 삶이 아무 낙도 없는 것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이들은 아무도 강요로 이러는 것이 아니며 이것이 그들의 삶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리고 이는 점점 확대되고 있다고 합니다.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인 와이 컴비네이터는 2005년 설립 이후 5000개 이상의 기업에 투자했는데, 올해 여름 프로그램에는 2만건의 지원서가 접수됐다고 합니다.
재러드 프리드먼 와이 컴비네이터 파트너는 실리콘 밸리의 젊은 창업자들이 보여주는 에너지와 직업 윤리가 인터넷 초창기 사무실 책상 밑에서 쪽잠을 청하던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는 완전한 순환의 순간"이라며 "그래서 AI는 아마 지금보다 10배는 더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또 "성공을 위해 삶의 다른 모든 것을 잠시 중단하고 싶어 하는 창업자들의 심정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사실 9-9-6은 한동안 현대판 노예제라며 많은 비난을 받아 왔습니다. 가장 먼저 이를 강조한 사람은 알리바바의 창립자인 마윈 회장입니다. 그는 주 6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일하는 '996 직장 문화'가 누구에게 성공의 축복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밝혀, 2010년대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이후 중국의 주요 기업은 이를 공식화했고, 그 결과 많은 직장인들이 번아웃을 겪고 일부는 과로로 사망했다고 알려졌습니다. 결국 중국 정부는 2011년 이를 법으로 금지했습니다.
그런데 14년이 지난 현재, 자본주의 중심인 미국에서 자발적으로 이런 움직임이 생겨났다는 것은 젊은이들이 현재 상황을 얼마나 큰 기회로 생각하는지를 잘 보여 줍니다.
사실 미국에서도 느슨한 빅테크 문화를 지적하는 목소리는 계속 등장했습니다. 세르게이 브린 구글 창립자나 에릭 슈미트 전 구글 CEO, 그리고 대놓고 말하지만 않지만 엔비디아도 하드코어 기업 문화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이런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비난받고 있으며, 기업을 위해 일상을 포기하라는 노예제처럼 들리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미국에서 가장 똑똑하다는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일에만 집중하고 있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실리콘 밸리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쉽게 예상됩니다.
이어 주말 주요 뉴스입니다.
■ 알리바바, 차세대 오픈 모델 ‘큐원3-넥스트’ 공개..."속도 10배·비용 1/10"
알리바바가 새로운 아키텍처를 도입한 차세대 모델을 공개했습니다. 데이터 처리 과정에서 25%만 세밀한 검증을 사용해 정확도를 유지하고, 나머지 75%는 빠르게 처리한다는 내용입니다. 이를 통해 기존보다 10배 빠른 속도와 10분의 1의 훈련 비용을 달성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 AI 개발 신약이 10년 넘게 등장하지 않은 이유는..."이제부터 시작"
신약 개발에 AI를 도입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아직 의미 있는 약물이 등장하지 않았다는 지적입니다. 아직만 진정한 혁신은 알파폴드와 생성 AI가 등장한 이후로,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작을 맞았다는 분석입니다.
■ 구글 "벡터 임베딩, 근본적 한계 존재...AI 검색·RAG 방식 바꿔야"
데이터를 벡터로 변환하는 임베딩 기술의 한계 때문에 AI 검색이나 RAG가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지적입니다. 문서 수가 많아지면 문서 조합을 전부 표현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는 ‘임계점’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보완할 하이브리드 방식도 추천했습니다.
AI타임스 news@aitimes.com
- [9월12일] AI 거품론과 오라클 주가 폭등...원인은 '비상장사' 오픈AI
- [9월11일] 'AI 시리' 없어도 호평받는 '아이폰 에어'...AI가 아직 UX가 아니라는 증거
- [9월10일] 가격 비교 사이트 건너 뛰는 AI 에이전트...'온라인 중개업'에 미칠 영향은
- [9월16일] 심화하는 AI 챗봇 활용 사례...종교·애정으로 확대
- [9월17일] 오픈AI·앤트로픽이 집중한다는 '강화 학습 GYM'이란
- [9월18일] AI 훈련 비용, 연간 10배 증가는 사실일까...'그록-4' 개발비 분석 결과는
- 실리콘 밸리에 퍼져 나가는 '996' 근무제..."2~3년내 성공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