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교육의 미래를 짊어진 '갓'카이스트
세계권위 ICML 아시아권 1위
구글브레인, MS 출신 등 최상위권 교수 진용, 평균 38세
국책대학원 선정, 사실상 학생부담금액 0원
학점 중요하지만, 학점만으로 뽑지 않는다.

연재를 시작하며

한국의 교육 시장은 여전히 공급자 위주의 '갑질 시장'이다. 정보통신기술(ICT) 발달에 따른 정보 채널 확대와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변화 조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분 사회 붕괴로 생긴 공백을 '학벌'이 채우면서 나타난 고등교육 서열화 시장은 여전히 교육 소비자 주권을 내세우기 어렵다. BK사업 등 국민 세금으로 마련된 예산 지원을 받는, 소위 일류 대학(원)의 경우, 여전히 수요가 공급을 초과한다. '노예 생활'을 방지하기 위한 '대학원생 보호법'이 발의되고, 대학원생노조가 결성되는 이유다.

국책 8개 인공지능대학원도 수요가 집중되는 교육 시장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다. 흔한 홈페이지 개설이나 교육 과정 등 공개 없이 학생을 뽑기도 한다. 정보 부족과 비대칭적 수요 과열은, 소위 정보 암시장을 조장한다. 이를 틈탄 유명(?) 컨설턴트의 개인 미디어 및 콘텐트가 양산되고 거래되는 배경이다.

AI타임스는 KAIST를 비롯한 국책 8개 인공지능대학원을 대상으로 공문을 통한 질의와 인터뷰, 공식 자료를 바탕으로 '한국의 인공지능대학원' 기획을 시작한다. 부족하나마, 교육 소비자의 주권을 되찾아 충분한 자료 공개를 촉구하기 위해서다.

특별취재팀(팀장 권영민, 이정태 전문위원, 박혜섭 기자, 윤영주 기자, 이윤정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지난해 고려대 및 성균관대와 첫 설립인가를 받아 국내에서 처음으로 인공지능 분야 석·박사과정을 열었다.

오는 2023년까지 최소 27명의 교원을 확보하고 매년 60명의 학생을 선발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확보한 전임교수 13명, 교육과정에 참여한 학생은 석·박사과정 90여명이다.

KAIST 인공지능(AI)대학원에서는 기계학습, 인공지능, 데이터 마이닝, 컴퓨터 비전, 자연어 처리 분야 등 AI 핵심 분야 교육 과정을 제공한다.

13명의 교수진은 구글 브레인,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소, 미 로렌스 버클리 국립 연구소 등 세계 유수의 연구기관을 거친 전문가다. 평균 나이가 38세로 매우 젊은 편이다. 30대 초반부터 40대 초ㆍ중반의 젊은 교수들이 주축을 이뤘다.

KAIST AI 대학원 개원식에 축사하는 신성철 카이스트 총장.
KAIST AI 대학원 개원식에 축사하는 신성철 카이스트 총장.

정송 대학원장 주도로 해외 인재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 AI 각 분야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 인재 유치에 성공한 결과다. 이들 모두 타 단과대학이 아닌 AI대학원 소속이다.

목표는 세계 최고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인 AI대학원이 되는 것. 정송 원장은 '이같은 목표 달성은 우수 교수진 확보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지금도 쉼없이 우수 인재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KAIST는 지난해 세계적인 기계학습 분야 학회인 ICML에 발표한 총 논문 수에서 세계 10위, 아시아 1위를 차지했다. 올해 ICML 2020에 발표한 한국 논문 28편 가운데 11편이 KAIST AI대학원 소속 교수 작품이다. AI대학원의 저력이다.

김기응 교수(인공지능, 강화학습), 김범준 교수(로봇, 기계학습, 인공지능), 서민준 교수(자연어처리, 기계학습; 2021년 부임예정), 신기정 교수(데이터마이닝, 고확장성인공지능), 신진우 교수(기계학습, 딥러닝), 양은호 교수(통계적기계학습, 고차원데이트학습), 윤세영 교수(전산이론 기반 인공지능), 이주호(베이지언딥러닝, 의료AI), 주재걸 교수(기계학습, 컴퓨터비전, 자연어처리), 최윤재 교수(기계학습, 의료AI, 자연어처리), 최재식 교수(설명가능AI, 기계학습, 시계열분석), 황성주 교수(기계학습, 딥러닝), 정송 교수(강화학습, 분산학습) 등 교수별 연구 분야는 매우 다양하다. 

교수연구실(lab) 분위기는 실력과 비례할까. 전반적으로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김박사넷 등에 학생들이 남긴 관련 글들을 보면 ‘친절’ ‘합리적’ ‘세심’과 같은 단어가 많이 보이고 ‘많이 배울 수 있다’는 평가도 올라온다. 물론 ‘너무 쪼아요’라거나 ‘전형적인 한국형 교수’라는 등의 평가도 있다. 전반적으로 평이 매우 좋다.

예를 들면 주재걸 교수에 대해서는 ‘갓재걸’이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또 신기정 교수에게는 ‘학생들의 행복을 1순위로 생각한다'는 평이, 윤세영 교수에게는는 ‘박사 생각 없다가도 생기게 만든다’는 글이 올라와 있다. 

KAIST AI대학원 학생 등록금은 모두 대학원에서 지원한다. 개인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학기당 75만원에 불과하다. 여기에 석사과정은 2년 동안 월 70만원, 박사과정은 4년 동안 월 100만원의 '학연장려금'을 기본 월급(stipend)으로 지원한다. 사실상 개인적으로 부담하는 비용은 없다고 보면 된다. 교수연구실 별로 추가 월급도 지원한다. 학교 기숙사 비용은 1인실의 경우 대략 월 15만원~30만원 선이다.

정송 원장이 귀띔한 합격노하우

 

  • 핵심 기술로 공부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충분히 제시하라. 미술·음악 등 다른 분야와의 융합은 원하는 방향이 아니다.
     
  • 수학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라. 선형 대수, 확률통계, 최적화, 해석학 등에 초점을 맞춰 공부하라.
     
  • 컴퓨팅 능력을 높여라. 실험에 필요한 툴을 다루는 역량을 고난이도까지 높여 보자.
     
  • 경제학과도 합격한다. 수학적, 컴퓨터 역량에서 준비가 잘 되어 있으면 학과와 상관없이 뽑는다.
     
  • 학점이 중요하지만, 학점만으로 뽑지 않는다. 너무 주눅 들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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