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유럽연합(EU)이 내놓은 인공지능(AI) 규제 법 세부 조항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반발했다. 이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EU가 미국 기업을 압박한다고 밝힌 바 있어, AI 법을 둘러싼 미국과 EU의 충돌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조엘 카플란 메타 글로벌 책임자는 4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열린 EU 혁신의 날 행사에 온라인으로 참석, EU가 내놓은 AI '행동 강령(Code of Practice)'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카플란 책임자는 이를 두고 "효력도 없고 실행도 불가능하다"라며 "오픈 소스 모델을 추가적인 부담을 준다"라고 말했다.
또 이 문제에 대해서는 트럼프 행정부와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미국에는 미국 기술과 기업의 발전과 보호를 도울 행정부가 있다"라며 "우리의 의견을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하겠다"라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실행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대부분 AI 기업들은 학습 데이터 출처를 상세하게 밝히라는 점에 상당한 부담을 표시해 왔다.
여기에 메타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의 사용자 데이터로 AI를 학습하지 말라는 EU의 지시로 인해, 현재 유럽에서는 메타 AI 출시를 중단한 상태다. 이 밖에도 최근 애플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EU의 디지털시장법(DMA)이나 서비스법(DSA)에 따라 벌금과 규제 등에 집중적으로 시달려 왔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도 취임하자마자 EU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그는 지난달 23일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화상 연설을 통해 EU가 미국의 빅테크를 표적으로 지나친 규제를 펼친다며 이를 비난했다. "EU의 규제는 일종의 과세"라며 "우리는 EU에 대해 매우 큰 불만이 있다"라는 내용이다.
특히 카플란 메타 책임자는 트럼프 취임에 맞춰 승진한 인물한 친정부파다. 또 저커버그 CEO는 취임식 전 트럼프 대통령과 두차례나 회동했다. 카플란 책임자는 이날 발표에서 '팩트 체크' 프로그램 폐지도 미국 외 국가로 확대할 것이라고 예고했는데, XE는 이에 대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한편, 이날 공개된 행동 강령은 AI 법을 실행하기 위한 세부 규정이다. 실제 규제에 영향을 미치는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초안 발표 이후 의견 수렴을 거쳐 5월1일 확정된다. 발효는 8월1일부터다.
'범용 AI(GPAI)'에 포함되는 메타와 오픈AI, 구글, 앤트로픽 등의 모델은 36개월(2027년 8월1일) 유예 기간 이후 위험 평가 및 요구 사항이 지켜졌는지를 확인하게 된다. 규정을 위반하면 전 세계 매출의 최대 7%의 벌금을 부과받는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 트럼프, 미국 빅테크 규제한 EU 비난...본격 충돌 예고
- 메타, 글로벌 정책 책임자에 트럼프계 임명
- 메타, EU에 항의 표시로 '자발적 AI 서약' 거부
- 메타·스포티파이 "EU 데이터 규제로 AI 혜택 못 누릴 수도"
- 미국-EU, 빅테크 규제 문제로 갈등 고조
- 네덜란드 간판 스타트업, 'AI 규제' 반발해 EU에서 이탈
- EU, AI 법 강도 낮추나...'간소화된' 세부 규정 초안 발표
- 트럼프 행정부, EU에 AI 법 '세부 규정 폐기' 압박
- 유럽 주요 기업, EU에 AI 법 시행 연기 요청...EU도 연말로 일정 조절 검토
- 구글 "우려는 되지만 EU AI 행동 강령에 서명할 것"
- EU, ‘AI 규제법’ 일부 시행 유예 추진...“미국·빅테크 압박에 완화 검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