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도입률 전국 11위…디지털 전환 속 기업의 온도차와 주민들의 시선
전라남도 산업단지가 디지털 기술과 친환경 인프라를 바탕으로 '스마트그린산단'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그러나 기술 융합의 속도는 산업단지별, 기업별로 차이가 크고, 지역 주민들과의 온도 차도 여전히 존재한다.
전남 여수·광양·대불·율촌 등 주요 산업단지들이 정부의 '스마트그린산단' 정책에 발맞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AI, IoT, 빅데이터, 스마트 물류 플랫폼 등 다양한 기술이 접목되고 있으나, 현장에서는 기대와 회의가 교차한다.
2023년 기준 전남은 전국 14개 광역지자체 중 산업 디지털화 수준이 11위로, '정책 드라이브'에 비해 실제 변화 속도는 더딘 편이다.
여수국가산단은 '스마트 물류센터'를 구축하며 석유화학 중심의 단산업 구조에서 벗어나고자 하고, 광양산단은 '스마트그린산단 사업단'을 출범시키며 공정 최적화와 온실가스 저감을 시도 중이다. 대불산단 역시 조선·해양운송 특화 스마트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그러나 산업단지 내 중소기업들은 "AI는커녕 디지털 인력도 구하기 어렵다"는 실정을 토로한다.
설비 자동화나 빅데이터 기반 분석 시스템은 일부 대기업 중심으로만 도입되고 있고, 중소 제조업체들은 여전히 "엑셀과 수기로 모든 업무를 처리하는 수준"이라는 자조도 나온다.
한 대불산단 입주기업 대표는 "정부가 추진하는 스마트 산단 정책은 좋지만, 중소기업이 따라갈 수 있도록 재정·인력·교육 패키지가 함께 제공돼야 현실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주민들의 반응도 엇갈린다. 일부는 "청년 일자리가 생긴다면 산업 고도화를 지지한다"고 응답했지만, 여수산단 인근 주민들은 "산단이 스마트해지든 말든 화학물질 누출 우려는 여전하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순천 율촌산단에는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500억 원을 투자해 우주발사체 조립장 부지를 마련했고, 나주 에너지국가산단은 미래 에너지 클러스터로서 AI와 신재생 에너지 기반의 전략 산업단지로 조성 중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산업단지 전반의 친환경화, 에너지 절감, 안전 시스템 고도화를 목표로 기술을 통합"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도내 산단 4곳을 스마트그린산단으로 완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디지털 전환은 분명 산업단지의 생존전략이자 미래 경쟁력의 열쇠다. 그러나 그 전환의 속도와 범위는 각기 다르고, 지역 경제와 고용, 생태환경까지 아우르는 정교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양준석 기자 kailas21@ai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