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여수산단)는 국내 최대 석유화학 단지로, 높은 고용률(72%)과 기술도입률(60%)을 자랑하지만, 반복되는 안전사고로 인해 '화약고'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최근 5년간 여수산단에서 발생한 중대사고는 13건으로, 이로 인해 12명이 사망하고 21명이 부상하는 등 총 3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AI 기반의 안전관리 시스템 도입이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수치는 전국 20개 국가산업단지 중 가장 높은 사상자 수를 기록한 것으로, 여수산단의 안전 관리 체계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여수산단의 안전 관리 체계 개선과 노후 시설의 정비가 시급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여수산단은 1967년에 조성되어 60년 가까이 운영되고 있는 노후 산업단지로, 시설 노후화와 안전 인력 부족이 중대사고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총 2,170km에 달하는 배관망 중 지하배관 730km, 지상배관 230km가 20년 이상 경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노후 배관은 유해화학물질 누출, 폭발 등의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AI 기반 안전관리 시스템 도입
에스넷시스템과 에스알은 여수산단 내 제조 기업들을 대상으로 AI 기반의 산업안전 관리 시스템 'AI 세이프가드'를 도입하고 있다.
"AI 세이프가드(AI Safeguard)"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인간과 사회에 미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책임감 있고 안전하게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정책적·기술적·윤리적 보호장치를 뜻한다.
이는 특히 산업 현장, 의료, 금융, 공공 서비스 등 위험 가능성이 큰 분야에서 AI의 오작동, 편향, 해킹, 과신 등으로부터 사람과 사회를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강조되고 있다.
특히 기술적 세이프가드는 AI의 오작동 방지, 안전성 검증, 비상시 제어(킬 스위치) 등을 위한 기술적 장치다.
이 시스템은 작업자의 위치 추적, 영상 분석, 생체정보 모니터링, 유해가스 감지 기능을 통합하여 위험 상황을 사전에 감지하고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여수산단 통합관제센터는 3차원 통합지리정보시스템(3D GIS)을 활용하여 배관망 정보를 시각화하고, 사고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
AI 기반 안전관리 시스템 도입을 통해 여수산단은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위험 요소를 조기에 발견하고 대응함으로써 사고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이는 중대재해처벌법 등 강화된 안전 규제에 효과적으로 법적 대응력을 증대시켜, 결론적으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체계적인 안전관리로 지속 가능한 안전 문화를 구축할 수 있다.
그러나 중소 협력업체의 기술 도입 지원, 노후 시설의 전면적인 개보수, AI 시스템의 지속적인 고도화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여수산단이 AI와 함께 안전한 산업단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민관의 협력과 지속적인 투자가 필수적이다.
AI 기술의 예방적 안전관리 도입 필요성
이석주 여수시의원은 지난해 여수산단 세아 앰엔드에스 가스누출 사고 때 "여수국가산단 내 '디지털 환경안전 통합관제시스템'의 기능 강화"를 주문했다.
그는 "감지 및 경고 기능뿐만 아니라 각종 시설의 주요 기능이 작동하는 과정에서 상시점검이 가능토록 AI 기술을 활용한다면 예방 기능과 안전이 강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산업안전 전문가들은 "여수산단에 디지털 트윈 기술을 도입하면 가상 공간에서 실제 공정과 환경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시설의 노후화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사고를 예측하고 정비 시점을 사전에 파악하여 설비 교체와 유지 보수를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중소 협력업체 대상 AI 안전 솔루션 보급 확대
학계에선 "여수산단 내 중소 협력업체들은 대기업에 비해 안전관리 시스템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정부와 지자체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AI 기반 안전관리 솔루션 도입을 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하여 안전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AI 기반 안전관리 시스템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근로자들의 대응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AI 시스템이 제공하는 정보를 빠르게 이해하고 대응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필수적이다"고 밝혔다.
또한 "여수산단의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민관협력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AI 기술 전문가를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운영하여 지속적인 개선과 혁신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전문가들의 의견과 학계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여수국가산단은 AI 기반 안전관리 시스템 도입을 통해 산업안전 수준을 한층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안전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을 것”이다.
양준석 기자 kailas2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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