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의 '챗GPT'는 굳이 용도를 따지자면 기업용이라기보다는 소비자용 챗봇으로 볼 수 있습니다.
'챗GPT 엔터프라이즈'와 같은 기업 요금제를 내놓기는 했지만, 진짜 생산성 도구가 되려면 기존 기업들이 사용하던 소프트웨어와 연결이 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즉, 마이크로소프트(MS)의 오피스 제품군이나 구글의 워크스페이스 등에 챗봇이 연동돼야 합니다. 또 슬랙이나 지메일, 사내 데이터베이스의 문서 등을 불러오는 기능도 필요합니다. 보안 기능 강화나 데이터 외부 유출도 필요합니다.
그런데 오픈AI가 이런 분야로 본격 진출한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아니, 이미 몇개월 전부터 이를 차곡차곡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4일(현지시간)에는 오픈AI가 챗GPT에 문서 작업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채팅을 통해 소통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는 등 ‘업무용 초지능 비서’로 업그레이드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기존 MS나 구글의 핵심적인 업무 지원 기능을 다 도입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업무용 소프트웨어에 챗GPT를 결합해 작업을 지원하고, 파일 저장 기능을 추가하며, 외부 도구나 데이터를 끌어올 수 있게 하는 것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사내에서 여러 명이 문서 작업에서 협업하고 소통하는 것은 물론, 화상 회의 내용을 요약하고 공유하는 기능 등은 이미 일부 개발됐습니다.
최근 MS와의 갈등으로 인해 이는 MS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비쳤지만, 사실 오픈AI가 이런 도구를 다 갖추고 기업 시장에 뛰어든다면 업계에 지각 변동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MS나 구글만이 아니라, 이제까지 기업용 SW를 제공하던 다수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디 인포메이션은 기업 채택에 가장 중요한 가격 경쟁에서도 오픈AI가 빅테크에 밀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현재 MS나 구글은 기존 오피스나 워크스페이스와 같은 생산성 도구에 AI를 끼워 넣고 추가 요금을 받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픈AI가 이런 기능을 기존 챗GPT 엔터프라이즈에 통합한다면 훨씬 저렴해질 수 있습니다. 오픈AI는 이미 기업용 챗GPT 할인에 나서며, 기존 MS 고객사를 끌어오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이는 오픈AI 모델을 활용해 챗봇 기능을 구축한 노션 같은 기업에는 매우 위협적일 수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오픈AI의 생산성 앱 시장 진출은 데이터 전쟁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즉, 다른 애플리케이션의 데이터에 연결, 사용자가 AI를 최대한 활용하게 만든다는 면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오픈AI는 지난 4일 챗GPT에 '커넥터(connectors)’라는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챗GPT를 통해 아웃룩, 팀즈, 지메일, 구글 드라이브 등에 저장된 데이터를 직접 검색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여러 프로그램을 오갈 필요 없이 챗GPT에서 각종 자료를 불러오고 이를 바탕으로 문서를 생성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 기능을 '딥 리서치'에도 연동했습니다. 따라서 챗GPT 사용자는 다른 AI에서는 불가능한 수준의 심층 보고서까지 만들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내부 정보는 물론, 외부 데이터까지 활용하게 됐습니다.
여기에서 문제는 과연 기존 기업용 SW를 제공하던 업체들이 데이터를 순순히 챗GPT에 내줄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이미 세일즈포스는 AI 기업들의 영역 침범을 막기 위해 자사 데이터를 차단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슬랙의 메시징 서비스를 변경, 글린과 같은 외부 기업 검색 업체들이 메시지와 파일 데이터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조치했습니다.
미국의 소프트웨어 업계 선두 주자들은 이런 데이터 공유를 둘러싼 전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측한다고 전해졌습니다.
특히 이에 따라 세일즈포스 등과 같은 프로그램을 사용하던 기업들이 데이터까지 모두 오픈AI로 옮길지를 결정하는 것만 남았다고 지적합니다. 이처럼 오픈AI의 생산성 시장 진출 움직임은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오픈AI는 이를 준비하기 위해 기술만 개발한 것은 아닙니다. 인스타카트 CEO였던 피지 시모를 비롯해, 지난해 말부터 제품 및 전략 전문가들을 잇달아 영입했습니다.
이는 기업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것입니다. 오픈AI는 기업 고객이 지난해 10월 100만명을 넘어선 이후 4개월 뒤인 올해 2월 200만명, 다시 4개월 뒤인 6월 300만명으로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어 26일 주요 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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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가 기존 생성 AI 플랫폼을 모두 에이전트로 고도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중 코딩 에이전트로 기업의 노후한 소프트웨어 수정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부분이 가장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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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계약 당시에는 농담처럼 받아들여졌다는 AGI 달성이 현재 오픈AI와 MS의 최대 쟁점이 됐다는 소식입니다. AGI 달성을 언제 선언할지는 모두가 궁금해 하는 사항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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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가 저작권 소송에서 이겼습니다만, 단지 원고가 불법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라고 합니다. 판사는 이번 결정이 AI 학습 데이터 무단 사용을 공정 사용으로 인정한 게 아니라고 몇차례나 강조했는데, 이 정도면 메타를 불법으로 규정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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