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여수세계섬박람회가 위기를 맞고 있다. 박람회 조직위가 내세운 '30개국 참가 유치'라는 목표는 2025년 7월 현재, 고작 6개국만이 참가를 확정한 상황에서 공허한 선언처럼 들린다. 

여수섬박람회
여수섬박람회

남은 9개월 동안 월 평균 2~3개국씩을 유치해야 가능한 이 목표는, 냉정히 말해 처음부터 현실성 있는 전략 없이 설정된 정치적 수치였다는 비판도 나온다.

문제는 단순히 참가국 숫자가 부족하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외교부, 문화체육관광부, KOTRA, KOICA 등 관련 기관과의 협업은 실종됐고, 국가별 맞춤형 설득 전략이나 유인책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자칫하면 '섬을 통한 세계와의 연결'이라는 주제가, '여수의 고립'이라는 역설로 돌아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참가국 수가 유일한 성공 기준은 아니다. 물론 국제박람회의 성패를 단지 참가국 수로만 판단하는 것은 단순한 접근이다. 

실제로 행사 성과는 경제적 효과, 국제 협력의 지속성, 시민과 관람객 만족도, 그리고 미래 확장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측정돼야 한다.

그러나 참가국 유치 실패는 박람회의 상징성과 국제 위상에 타격을 줄 수 있으며, 그 파장은 전시회 종료 이후에도 오랫동안 여수와 국가 이미지에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지금 필요한 것은 참가국 수를 무리하게 끌어올리는 보여주기식 외교가 아니라, 전략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하는 전환이다.

여수섬박람회 주행사장 조감도
여수섬박람회 주행사장 조감도

AI 기반 전략 전환, 지금이 마지막 기회

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유일한 해법은 바로 AI를 중심으로 한 외교 전략의 재구성이다. 단순한 인력 보강이나 일정 조정만으로는 돌파구를 만들 수 없다. 

다음은 실제로 도입 가능한 네 가지 전략적 접근이다. 

첫째, AI 기반 타깃 외교 시뮬레이션 → AI를 활용해 참가 가능성이 높은 국가군을 선별하고, 외교·경제·문화 데이터를 분석해 각국 맞춤형 유치 시나리오를 설계할 수 있다. 

예컨대 '기후연대'에 관심이 높은 동남아 국가들을 선별해 맞춤형 제안을 던지는 방식이다. 

참여 가능성이 낮은 국가에 대해서도 공동부스나 가상 참가 등의 차선책을 AI 분석 기반으로 제안할 수 있다.

둘째, 생성형 AI 기반 초개인화 외교 콘텐츠 → 참가국별로 AI가 자동 생성한 다국어 설명자료, 문화 맥락을 반영한 브로셔, 영상 스토리텔링 콘텐츠를 제작해 공세적으로 마케팅을 펼칠 수 있다. 

GPT 기반 다국어 메시지를 외교관, 문화기관, 현지 언론에 배포하는 전략은 효과적인 글로벌 설득 수단이 될 수 있다.

셋째, AI+XR 가상 국가 플랫폼 구축 → 물리적으로 참가가 어려운 국가를 위해 VR·AR 기반의 가상 부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구축하면, 참가국 수 부족 문제를 보완하면서도 '미래형 박람회'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다. 

예를 들면 AI 아바타가 섬의 해양 보존 기술을 설명하는 몰입형 부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넷째, 글로벌 SNS 기반 마이크로 타깃 홍보 → AI 기반 감성 분석과 여론 흐름 분석을 통해 특정 국가의 여론 주체(인플루언서, 섬 전문가 등)를 대상으로 타깃 홍보 및 초청 캠페인을 운영해야 한다. 

이는 단기적인 인지도 상승은 물론 장기적인 국제 협력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건 결단이다. 결국 지금은 '30개국 유치'라는 명분에 매달리기보다, 15~20개국 내실 중심 전략으로 유연하게 전환할 필요도 있다. 

총감독을 포함한 리더십 교체와 함께, 국제 경험과 협상력을 갖춘 전문가를 조직에 투입하는 결단도 요구된다.

박람회의 본질은 '섬을 통해 세계를 연결하는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다. 참가국 숫자에 집착하는 동안 정작 연결의 비전은 흐릿해지고 있다. 

기술 기반의 외교, 콘텐츠 중심의 설득, 그리고 감성 기반의 전략이 절실한 이유다.

실패는 선택이 아니다. 여수세계섬박람회가 실패로 귀결된다면, 그것은 의지 부족이 아니라 전략 부재의 결과일 것이다.

지금이라도 방향을 바꿔야 한다. 지금, 전략을 바꿔라. 지금, 사람을 바꿔라. 지금, 세계를 설득할 기술을 투입하라. 그 중심에는 AI가 있어야 한다.

양준석 기자 kailas2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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