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정부에 중국 수출금지 조치를 더 이상 확대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추가적인 대중국 반도체 수출금지 조치를 자제하고,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 계속 접근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내용이다.
로이터는 18일(현지시간) 인텔, 퀄컴, 엔비디아 경영진이 안토니 블링켄 미국 국무성 장관과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 제이크 설리반 국가안보위원장 등과 만난 자리에서 고성능 반도체의 중국 수출 금지와 관련해 이같은 의견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미 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미국 반도체 구매 금액은 1800억달러(약 227조원)로 세계 시장의 32%를 차지하고 있다.
SIA는 그동안 미 정부의 중국수출 규제가 지나치게 광범위하다면서 시장 불확실성과 중국의 지속적 보복을 촉발할 위험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중국의 인공지능(AI) 개발이 군사력으로 이어져 국가안보를 위협하기 때문에 이를 저지해야 한다며 AI 개발에 필수적인 자국산 고성능 반도체 칩의 중국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이어 최근에는 엔비디아가 수출금지 조치에 따라 중국시장 용으로 사양을 낮춰서 만든 그래픽처리장치(GPU) 칩인 'A800'에 대해서도 수출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또 중국 기업들이 자국 클라우드를 통해 AI 개발에 나서지 못하도록 서비스를 차단하고 중국의 칩 제조 기업에 대한 미국의 투자를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중국 측은 이에 맞서 자국 기업들이 미국의 컴퓨터 메모리 제조회사인 마이크론의 제품을 구매하지 못하도록 금지했고 휴대전화 제조에 필요한 갈륨과 게르마늄의 수출도 제한했다.
바이든 정부는 최근 블링켄 재무장관과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잇달아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면담을 하는 등 중국에 대해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이고 있다.
또 자국 반도체 업계의 요구를 공개 수렴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수출 규제는 당분간 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정병일 기자 jbi@aitimes.com
- 미국-네덜란드, 대중국 반도체 수출 제한 강화
- 美, AI칩 중국 수출 추가 금지 검토
- 중국서 암거래되는 엔비디아 GPU
- TSMC, 미국 반도체 공장 가동 2025년으로 연기
- 美, 중국 투자 제한은 'AI 매출 50% 넘는 기업'에 한정
- 바이든, '중국 투자 제한'에 서명...기술 전쟁 다시 불붙나
- 중국 빅테크, GPU 비축 경쟁...2년간 6조6000억 투입
- EU "중국 투자 제한 면밀 분석...미국과 지속 협력 원해"
- 미국, 엔비디아 칩 수출 제한국에 중동 국가 포함
- 미국 "이달 초 AI 칩 수출 금지 강화할 것"...중국에 통보
- 마이크론, 중국 제재로 메모리 사업 철수...미국 반도체 기업 첫 사례 될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