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발표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 관세 정책으로 인해 전 세계가 떠들썩합니다. 특히 이는 외국 상품 수입을 줄여 미국의 일자리를 지키고 관세 수입을 늘리겠다는 의도인데, 미국에서 곡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수입에 의존하는 미국으로서는 당장 상품 가격이 높아지면, 기업이나 소비자 모두 피해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는 자동차와 에너지, 제약은 물론 은행과 소매업까지 줄피해가 예상되는 가운데 기술도 상당 부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미 애플은 이번 조치로 주식이 9%가량 하락, 2020년 3월 이후 최악의 하루를 보냈습니다. 아이폰은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되기 때문입니다. 다른 기술주도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인공진틍(AI)과 관련해 가장 많이 지적되는 것이 이번 조치로 인해 외국으로부터 들여오는 서버의 가격이 크게 상승하고, 이로 인해 연간 수백억달러를 투자하겠다던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이 불가피하게 축소될 것이라는 말입니다.
이번 관세 정책에서 엔비디아 GPU와 같은 반도체는 면제됐습니다. 그러나 서버는 칩으로만 작동하는 게 아닙니다. 대부분 서버는 대만이나 중국, 베트남, 멕시코 등에서 조립을 마친 상태로 수입합니다. 증권사 번스타인은 지난해 데이터 처리 장비 수입이 약 2000억달러(약 288조원)에 이를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아직 반도체와 함께 판매되는 회로 기판 조립품 등에 관세가 적용될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가격 상승을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경우 데이터센터 건설은 축소될 수밖에 없습니다.
연구 전문 에베레스트 그룹의 아브히셱 싱 파트너는 로이터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술 거대 기업의 자본 지출이 재편될 것"이라며 "AI 인프라와 소비자 기술 분야의 주요 기업이 확장에서 벗어나 조달을 줄이거나 소싱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습니다.
알려진 대로 미국 빅테크들은 올해에도 막대한 자금을 데이터센터 건설에 쏟아붓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메타, 아마존 등 4곳의 AI 투자 액수는 모두 3000억달러(약 432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이 돈을 모두 써도 기대했던 용량에는 못 미치게 됩니다. 이미 MS는 투자 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관세 정책 발표 이전부터 수요에 맞추기 위해 일부 프로젝트를 줄이기 시작했는데, 이번 조치로 인해 감축이 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까지 빅테크들이 데이터센터를 확대하겠다는 것은 일반 수요에 맞춘 것이 아니라, 첨단 모델 개발에 인프라를 집중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5000억달러(약 719조원)를 들여 미국 전역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는 오픈AI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가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질 루리아 DA 데이비슨 분석가는 "스타게이트는 이런 일이 일어나기 전부터 발표한 규모에 도달할 가능성이 작았다"라며 "관세가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감안할 때, 스타게이트를 진행하기 위해 부채로 막대한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각 회사가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선 것은 프론티어 모델 경쟁에 따른 것이었는데, 이처럼 전반적으로 상황이 어려워지면 경쟁 자체가 축소되거나 양상이 바뀔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하드웨어에 의존해 모델 성능을 높이는 것보다 중국의 딥시크처럼 모델 아키텍처를 개선하거나 GPU 최적화 기술에 집중하는 것이 주요한 트렌드가 될 수 있습니다.
주목할 것은 단순한 서버를 떠나 이번 일로 인해 미국의 전반적인 소비 심리가 줄고 그 영향으로 소프트웨어나 AI에 투자하는 기업 지출이 줄 수 있다는 점입니다.
투자 전문 퀼터 체비엇의 벤 베링거 기술 분석가는 "관세는 수요 파괴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지출의 감축을 의미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구글은 어려운 경제 환경에서 디지털 광고가 감축되며 이중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결국 관세 문제는 오픈AI나 앤트로픽 등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들은 앞으로도 외부 투자를 통해 회사를 키워야 하는데, 이런 분위기가 투자 유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이어 3일 주요 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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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귀적 개선, 즉 AI가 AI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AGI에 도달할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분석이 등장했습니다. 구글은 그렇지 않으면 현재 트랜스포머 구조로는 AGI에 도달할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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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챗GPT 이미지 생성으로 오픈AI의 GPU 인프라가 빡빡한 것으로 보입니다. 외부 벤치마크 기관에서 o3를 테스트하려고 했더니, 문제 하나 푸는 데 드는 GPU 사용료가 지난해보다 10배나 오른 3만달러나 된다고 전했습니다.
뉴럴링크가 두뇌 칩 환자 모집을 전 세계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중국의 공세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전기차에 이어 휴머노이드, 그리고 두뇌 칩까지 일론 머스크는 중국에 계속 쫓기는 모양새입니다.
AI타임스 news@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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