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회 정기전, 역사의 곡선을 넘어 다시 만나는 봄
국내 최장수 미술그룹으로 손꼽히는 '누리무리'가 제39회 정기전을 맞아 또 한 번 예술로 시대의 숨결을 기록한다. 오는 4월 23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인사동 G&J갤러리 인사아트 3층 전시장에서 정기전을 개최한다.
전남 순천이 고향인 작가들이 서울과 수도권을 기반으로 활동해 온 누리무리는 지역을 넘어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누리무리는 참여 회원 작가들의 뛰어난 작품성과 깊은 예술성으로 한국 화단에서 오랜 시간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정기전은 특히 혼란과 환란의 시기를 지나 열리는 전시라는 점에서 특별한 울림을 전한다.
지난 겨울, 전국을 뒤흔든 비상계엄의 불안, 산불로 인한 인명피해 등 사회 전반에 드리워졌던 불안의 그림자 속에서도, 예술은 조용히 제 자리를 지켜왔다.
그리고 이 봄, '누리무리'는 그 상처의 자리 위에 작은 위로의 빛을, 작은 목소리의 노래를 담아 관람객 앞에 선다.
조광익 회장은 인사말에서 "예술의 한 기능이 '치유'라면, 이러한 때일수록 예술 향유의 기회가 더욱 필요하고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정기전이 아닌, 삶의 송가이자 일상 속 쉼과 회복을 위한 축제의 장으로 마련됐다. 각 작가들이 작업을 통해 세상에 보답하고자 한 진심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실제로 누리무리는 지난 수십 년간 매해 정기전을 열며 일상과 시대를 응시하는 작품들로 관객과 만나왔다.
때로는 사회적 메시지를, 때로는 자연과 인간에 대한 성찰을 담아낸 그들의 작품은 지역 미술계의 건강한 맥박이자, 한국 현대미술의 진정성 있는 일부로 기능해왔다.
올해 전시는 더욱 의미심장하다.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16명의 작가들이 참여했으며, 그들 모두가 지난 시간 속 고뇌와 희망을 담은 '삶의 궤적'을 예술로 풀어낸다.
한 점 한 점이 다가오는 관객의 마음에 말을 걸고, 곁에 앉아 조용히 함께 숨 쉬기를 바라는 듯한 작품들이다. 누리무리는 단순한 작가 그룹을 넘어, 한 세대를 관통하는 예술적 연대의 표상이 되었다.
그 길 위에서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혼란의 끝에서 다시 삶을 노래하려는 의지, 그리고 예술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위로에 대해 다시 한 번 묻고 답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힘든 겨울을 이기고 찾아온 봄, 누리무리의 작품 세계 속으로 발걸음을 옮겨보는 일. 그것은 어쩌면 예술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순한 위로이자,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조용한 선언일지도 모른다.
양준석 기자 kailas2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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